구현모 KT 대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3 현장을 방문해 KT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여권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나서 KT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KT를 향한 보수적 대응을 언급해 주목된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새 KT를 향한 보수적 전망을 담은 리포트가 잇따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섹터내 주도주 역할을 수행했던 KT 주가가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며 "제반 이슈로 볼때, 5G 중간 요금제 출시 일정 및 요금 공개 등 당분간 악재가 많아 보이고, 규제 이슈도 재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CEO 이슈와 관련, 디지코 등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보인다"며 "3월 주총 이후 해당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규 대표이사 선임 이후 사업 방향성, 정책 변화 등이 확인될 때까지 KT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지속이다. 향후 3년 계획 유지 불확실성, 인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 노출된 것"이라며 "양호한 실적,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KT 주가가 정체된 가장 핵심 원인이다"고 짚었다.

실제 KT는 구현모 현 KT 대표의 연임이 불발된 이후, 연일 주가가 하락 국면이다. 3개월새 25% 가량 주가가 빠지며, 국내 통신주 중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날 대통령실은 "민생에 좀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들은 지배구조가 굉장히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경영)가 이뤄져야 하고 그게 안되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결국 손해는 국민이 볼 수 밖에 없다"며 KT 이사회를 압박, 시장의 불안감은 더 높아진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 또한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KT 이사회가 내부 인사만으로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은 '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KT 이사회가 전체 사장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킨 것에 대해 십자포화를 쏟아낸 것이다. 이때문에 투자업계에선 민간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꿈꿨던 KT의 청사진도 빛이 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후 가계통신비 이슈와 얽매일 경우, 주주 환원책도 약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무늬만 민영 기업으로 남게될 것이란 이야기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윤진식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종 후보에서 배제돼 정치권에서 반발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결국 정치권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때까지, KT의 혼선은 이어질 수 밖에 없고 민영화의 취지 자체에 대한 투자시장의 의문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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