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은행들의 파산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고 크레디트스위스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것. 이에 테크M은 소위 중앙집권금융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탈중앙화금융과 중앙화+탈중앙화 금융이라 불리는 이른바 '씨디파이'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고객자금유용부터 뱅크런까지...'씨파이'가 무너진다
②블록체인 금융혁신? 디파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③블록체인 금융의 미래는? 규제준수+탈중앙금융=씨디파이
(끝)
지난 2008년 미국의 최대 금융 그룹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한 이후 국제적으로 금융 시스템 정비에 나섰지만 15년이 지난 2023년에도 여전히 대형 은행들이 파산하며 자산을 맡긴 고객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Silicon Valley Bank)이 파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던 SVB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인 뱅크런이 발생하자 불과 44시간 만에 파산에 이르렀다. 자산운용 현황이 불투명한 레거시 금융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이후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불안을 야기하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통 금융의 위기는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새마을금고의 건설, 부동산업 관련 대출 연체액이 최근 한 달 새 9000억원 급증하며 급기야 정부 당국에서도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전통 금융만 문제? 가상자산 분야도 마찬가지
이는 비단 전통 금융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금융 분야에서도 중앙집권화된 금융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FTX가 지난해 파산했다. FTX의 CEO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12월 검찰에 기소됐다. 검찰은 샘 뱅크먼-프리드가 FTX와 알라메다의 운영과 투자 지원 및 투기적인 벤처 투자 지원 등을 위해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렸다고 밝힌 바 있다.
FTX 외에도 미국 뉴욕 소재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인 메사리의 올해 전망을 담은 '가상자산 투자 테마 리포트'를 코빗 리서치센터가 번역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씨파이(CeFi, 중앙화 금융 서비스) 업체들은 파산, 주가 급락, 인력 감축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약 80% 급락했다. 유명 크립토 인프라 대기업들은 많은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특히 2018-2020년에 설립된 가상자산 대출업체들은 대부분 폐업했거나 폐업 일보 직전이다.
유니콘(unicorn), 알라메다(Alameda), 바벨 파이낸스(Babel Finance),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 블록파이(BlockFi), 셀시우스(Celsius), FTX, 제네시스 캐피탈(Genesis Capital), 점프 캐피탈(Jump Capital), 쓰리 애로우 캐피탈(Three Arrows Capital), 보이저(Voyager) 외에도 많은 업체가 해당된다.
"가상자산 분할 보관하고 거래 손실 조기에 인식해야"
리스크 관리가 부족했고 과도한 베팅을 한 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생태계 전반의 위기로 발전하는 형태다. 보고서는 FTX와 알라메다가 유동성 자산 고갈, FTX의 잘못된 표기 계정(mislabeled accounts), 고객 자금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해 몰락했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한 해결책으로는 씨파이 업체들이 고객 자산을 뒤섞지 말고, 부실 거래로부터 발생한 손실은 조기에 인식해야 하며, 손실을 메우기 위해 요행을 바라며 레버리지를 사용한 고위험 투자하는 것을 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내부 통제와 재무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자산은 서로 다른 수탁자와 거래처에 걸쳐 분할 보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사용자들은 거래소에 잃어도 될 만큼의 소액만 예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최근 씨디파이 플랫폼으로의 변신에 나선 스위스의 시그넘 뱅크는 자체 기고문을 통해 씨파이의 위험에 대해 지적하며, 대안으로 씨디파이(CeFi와 DeFi의 합성어)를 제시한다.
씨파이 법인은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한 많은 나쁜 관행과 남용 문제가 발생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회사는 종종 비밀의 장막 아래에서 운영되며 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본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씨디파이는 중앙 집중식 분산 금융이다. 쉽게 말해 씨파이와 장점과 디파이의 장점을 혼합한 구조다. 거래자는 씨디파이 플랫폼을 사용해 거래 수수료, 유동성 요구 사항 및 KYC 조건에 대한 최상의 옵션을 필터링할 수 있는 반면, 기관은 여전히 전통적인 금융 규칙 및 규정을 준수하면서 혁신적인 디파이 제품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혁신적인 디파이 제품은 대출, 스테이킹(예치), 일드파밍(이자 농사), 탈중앙화 거래소(DEX) 등을 의미한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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