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캐리커쳐=디미닛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캐리커쳐=디미닛

 

국내 양대 빅테크 기업 네이버-카카오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본업인 광고 수익 측면에서 광고주 수요 약세, 이용자의 지출 축소 등 펀더멘털 자체가 크게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양사의 커머스-콘텐츠 사업이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키포인트로 꼽힌다.

7을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1분기 추정 매출액은 2조3000억원 규모로 1년새 22%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20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은 커졌으나, 수익성 측면에선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것. 

다만 네이버의 경우, 쿠팡과 더불어 이커머스 시장의 양대축으로 올라서며 커머스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특히 네이버는 브랜드 제조사들의 직접 판매(D2C) 수요를 브랜드스토어로 흡수하고, 라이브커머스, 도착보장, 커머스 솔루션 마켓 등 다양한 수익 상품 판매를 강화하며 견조한 매출 성장을 지속 중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가장 큰 포인트는 커머스의 수익화"라며 "브랜드 스토어를 중심으로 D2C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도착보장, 커머스 솔루션 마켓 등의 유료화를 통해 추가적인 수수료 확보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리세일 네트워크 구축 전략은 장기 성장 포인트이나, 올해에도 포시마크와 크림의 수익성 개선은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고강도 구조 조정과 마케팅 효율화 노력으로 경기 둔화 시기임에도 영업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다만 네이버와 비교해, 지표면에서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카카오의 올 1분기 추정 매출액은 1.8조원 규모로 1년새 7%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1000억원 규모로, 30% 가량 역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또한 경기 둔화에 따른 신규 광고 판매 부진과 더불어 전 사업부의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가 나타난 것. 특히 카카오의 경우, 그간 쾌속 성장을 이어가던 톡비즈 광고 매출이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친구탭 비즈보드 판매가 부진했고, 이모티콘 보상으로 신규 이모티콘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도입된 친구탭 비즈보드 광고의 경우, 지난해 불거진 화재 사건으로 제대로 영업도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부터 빠른 판매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한 탓에 판매량 자체가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 

오 연구원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온라인광고 매출은 1분기에도 성장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경기 부진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기업들이 광고 예산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과 직접 상관관계가 높은 검색광고보다 디스플레이 브랜드 광고 중심으로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비중이 높은 카카오의 광고 매출 역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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