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사업구조 개선이 빛을 발하며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4178억원, 영업이익은 1조4974억원을 달성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2060.8% 늘어난 수치로,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잠정실적에서는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는 생활가전과 자동차 전장 사업의 선전을 점치고 있다. 적자를 겪던 TV사업 역시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어 이 경우 전 사업부의 흑자가 예상된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가성비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대응해 볼륨존(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을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특히 히트펌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고효율·친환경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조기에 파악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등 발빠른 시장 대응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런 성과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사장이 추진한 선제적 사업구조 개선의 힘이 컸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워룸'을 운영하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매달리기 보다는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적정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면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드는 구조적 변화를 주문해왔다. 사업 포트폴리오 내에서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플랫폼 등 하드웨어 이외 사업과 온라인브랜드샵(OBS)를 통한 소비자직접판매(D2C) 영역의 성장 역시 이 같은 사업구조 개선의 성과다.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장 사업 역시 올 1분기 매출과 수주 양쪽에서 모두 호조를 보이며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수주 잔고를 90조∼100조원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이 긴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해 온 성과가 위기 시에 힘을 발한 사례다.

이 같은 성과가 맞물려 LG전자는 올해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의 경우 가전, TV 수요 회복과 전장 사업부의 비용 감소 효과로 본격적인 이익 증가세가 가능할 것"이라며 "전장 수주잔고 측면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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