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무려 한분기만에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 결국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선 '어닝쇼크'를 맞이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6%대의 이자로, 1조원이라는 거액의 차입까지 나섰지만 경기침체 우려는 더 깊어지는 상황. 적자 규모 역시 상당해 주가 또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4조4410억원, 영업손실 1조983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1년새 매출은 31.84%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 7조3016억원, 영업손실 875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표정을 구겼다.
특히 최근 LG디스플레이의 분기 영업손실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매출 5조523억원, 영업손실 1조34억원 역시 크게 하회했다. 이같은 부진 탓에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거래일대비 약 3.5% 가량 빠진 주당 1만5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어닝쇼크가 예상된 상황이지만, 적자 규모가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선 탓에 외인에 이어 기관들까지 매도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1분기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19%,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3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2%, 차량용 패널 11%를 기록했다. 특히 LCD 부문은 수요감소와 경쟁심화, 여기에 TV 패널의 판가하락으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TV, IT 제품 중심의 수요 부진과 전방 산업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계속된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제품 출하와 매출이 감소했다"며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LCD TV 사업의 축소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적 반등이 절실한 LG디스플레이는 물동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수주형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은 올 들어 40%대 초반까지 확대됐고,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추가 양산 예정인 고부가가치 모바일 제품 출하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차량용(Auto) 디스플레이의 수주와 매출 성장을 통해 세계 1등 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방 산업의 실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패널 수요가 세트 판매를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고건전성 회복에 따른 패널 구매 수요 증가 및 모바일 제품 출하 증가 등 수주형 사업 성과 확대로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나, 사업구조 고도화를 가속화하고 고강도 비용 감축 활동을 계획대로 지속 추진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