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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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저축계좌를 출시한 지 나흘만에 약 1조3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습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저축계좌 출시 당일에 4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예치금이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출시 후 4일 동안 예치금은 9억9000만달러(약 1조3200억원)로 불어났고, 1주일 동안 신규 개설 계좌는 약 24만개에 달했습니다.

애플이 지난달 17일 골드만삭스와 함께 선보인 저축계좌는 연 이자율 4.15%의 고수익을 자랑합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저축성 예금의 미국 내 평균 연 이자율은 0.35%입니다. 즉 애플의 저축계좌의 연 이자율이 미국 저축성 예금 평균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입니다. 또한 골드만삭스 계열사 마커스의 저축 상품 이자율 3.9%보다 높았습니다.

애플 저축계좌는 미국 애플카드 사용자만 개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 애플카드 사용자는 아이폰의 월렛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4.15%의 연 이자율 외에도 사용 금액의 최대 3%를 리워드(보상) '데일리 캐시'로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데일리 캐시는 저축계좌에 자동 입금됩니다.

이러한 인기는 애플의 브랜드 파워 외 미국 은행들의 도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은행 붕괴 이후 (중소 은행에서)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은행 계좌에서 현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며 "(애플 저축계좌는) 전통 은행에 대한 새로운 위협 신호"라고 봤습니다.

애플 저축계좌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 컨설트'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 2250명 중 약 29%는 "6개월 안에 애플의 저축계좌를 개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모닝 컨설트는 "젊은 세대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아이폰과 맥북 등 애플 제품을 애용하는 소비자 층과 겹친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애플의 전체 매출 중 금융서비스 매출의 비중은 2012년 8.2%에서 2022년 19.8%로 확대됐습니다. 이번 저축계좌 출시로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이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기대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