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을 필두로 전통 금융권 사업자들의 디지털 자산(코인)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사업자 '업비트'가 전열을 정비하며 일거래액을 끌어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직접 경쟁 상태에 놓인 만큼,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자산 거래 시스템을 빠르게 확립하는 모습이다. 

10일 코인 통계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업비트의 24시간 기준 일거래액은 약 1.7조~2조원 규모로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바이낸스(약 6조원)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허수가 많고, 선물 비중이 높은 일부 조세회피처 거래소를 제외하면 바이낸스-후오비에 이어 사실상 3위 거래소로 올라섰다. 

지난달만해도 일간거래액 1조원 규모를 밑돌던 업비트는 최근 들어 미국 전통 금융사업자들의 코인시장 진출 선언 등의 효과로 일부 거래량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여기에 해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블러' 등 글로벌 유망 코인을 빠르게 수혈하며 기존 투자층을 더욱 두텁게하고 있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초 200만명대에 불과했던 업비트 주간앱사용자는 7월 들어 220만명 규모로 크게 늘었다. 

앞서 지난달 중순 블랙록을 필두로 금융업체 다수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SEC가 신청서의 상품 설명이 충분치 않다며 출시를 반려한다고 업체들에게 전했지만, 최근 블랙록과 발키리 등은 신청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한 상황이다. 미국 주요 금융권 사업자들의 코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된 것. 

표=코인마켓캡
표=코인마켓캡

 

일본에서도 최근 집권당인 자유민주당이 당차원에서 'NFT 백서 웹 3.0 시대를 내다본 일본의 NFT 전략'이 발표된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 수단으로 정의한 개정 자금결제법이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연내 지방은행 등을 통해 일본 시장 맞춤형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예정이다. 이미 모바일 전문은행인 민나노은행과 도쿄키라보시파이낸셜그룹, 시코쿠은행 등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화한 상태다.

또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역시 별도의 코인 발행 계획을 내놓고, 디지털 증권이나 NFT 등을 구매할 때 자금 결제에 활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금융권 사업자들의 코인 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비트 입장에선 기존 코인 시장 경쟁자가 아닌, 은행들과 정면 승부를 앞둔 셈.

이미 국내서도 지난 4월 농협은행을 주축으로 결성한 '은행권 증권형토큰(STO) 컨소시엄'에 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3개 은행이 참여, 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잡은 상태다. 이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공지 시스템을 리뉴얼하고, NFT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O와 손 잡고 만든 크볼렉트 역시,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나무의 경우, 기존 금융권 사업자들이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코인시장 유동성 빅데이터를 갖춘 만큼 여의도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블랙록 외에도 미국 레거시 금융사업자 연합인 EDXM 등이 빠르게 코인 거래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이제 코인판의 전선은 은행권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유망 코인을 적시에 수혈하고, 투자자 보호 및 이용자 사용 환경(UI-UX) 측면에서 업비트가 압도적 경쟁력을 갖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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