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사진=넥슨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사진=넥슨

 

오로지 게임성으로 인정받겠다는 넥슨의 프로젝트, '민트로켓'이 이제 당당히 게임한류의 '대표주자'로 올라서 주목된다. 글로벌 1위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정식버전 출시 하루만에 매출 1위로 뛰어오르며 게임성과 매출 지표를 모두 거머쥐었고 이제 누적 판매량 또한 100만장을 넘어섰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지난달 28일 글로벌 동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데이브)가 론칭 1일 만에 스팀 내 유가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8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넥슨 패키지 게임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게 하겠다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초격차 경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글로벌 통계사이트 메타스코어 내 점수는 무려 89점(유저 평점 7.9점), 오픈크리틱 또한 89점, 스팀 평가 압도적 긍정적(97%) 등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사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얼리 억세스 형태로 사전 론칭됐으며 8개월 동안 1만여개가 넘는 리뷰가 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특히 스팀 출시작 중에서는 보기 드문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한국 뿐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이용자들도 열광한 것. 빠르게 돈을 벌기 위해 내놓은 게임이 아님에도, 대작급 게임에 밀리지 않는 초반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이 게임은 블루홀을 탐사하며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어드벤처'와 포획한 해양 생물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인기 비결을 패키지 게임 형태로 즐길 수 있는 밀도 높은 콘텐츠와 스토리가 반영된 덕이다. 이 게임은 단순히 탐험과 채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퀘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데이브가 왜 특정 물고기를 잡아야 하고 특정 미션을 달성해야 하는지 동기를 부여한다. 또한 이러한 여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스토리도 뒷받침됐다.

사진=넥슨
사진=넥슨

 

무엇보다 수익성에 몰두하는 기성 게임업계와 거리를 두고, 오로지 게임성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실제 많게는 수십만, 수백만원이 소비되는 모바일 MMORPG 장르와 달리 데이브 더 다이버는 1만~2만원대에 게임 플랫폼 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별도의 수익 모델은 따로 적용되지 않았다.   

앞서 넥슨은 신규개발본부를 맡고 있는 김대훤 부사장에게 민트로켓을 맡기고, 게임 본질에 주력하는 사업을 따로 운영토록 했다.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의 게임과 새로운 지식재산권(IP)을 선보여 넥슨의 DNA '참신한 개발'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였다. 

또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넥슨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아나겠다는 것도 민트로켓 출범의 주된 이유중 하나였다. 지난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현장서 테크M과 만난 김 부사장은 "넥슨이라는 조직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면서 "과거 넥슨은 달라보이는 것을 만들고 참신한 개발을 지향하는 기질과 풍토가 있었지만, 언젠가 부터 그것이 약화되는 것을 느꼈고 과감하게 다른 것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게임사로 올라선 넥슨이 게임성 하나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는 것. 그런데 데이브 더 다이버가 글로벌 시장서 상당한 주목을 받으면서, 수익성도 덩달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본질에 집중하니, 성과가 함께 나온 것. 

이에 민트로켓이 준비 중인 차기 프로젝트에도 시선이 쏠린다. 민트로켓은 데이브 더 다이버 외에도 3개의 신규 프로젝트 출시를 준비 중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자체에 집중하는 게임사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가 테스트 단계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게임업계 맏형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게임 개발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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