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올 2분기에 4조3600억원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에만 9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 전사 실적 또한 좋지 않은 흐름이다. 그러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감산 효과로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어 이제 바닥을 찍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60조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28%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1조7236억원으로 84.47% 줄었다. 사실 2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8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어닝쇼크로 평가되던 올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5% 이상 줄었다.
이는 유례없는 '반도체 한파'가 2분기에도 계속된 탓이다. 그러나 희소식이 있다. 올 2분기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로 출하량이 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적자폭은 소폭 줄었다. 또 하반기엔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판매, 신규 수주를 더욱 늘리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5월 피크아웃을 찍었다.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이던 메모리 반도체 '악성 재고'가 이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황은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모바일과 PC에서 주요 고객사 세트 재고 수준이 정상화하고 있으며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인해 수요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탄력성에 기반한 제품 고용량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서버 역시 재고조정이 모바일과 PC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하반기에 재고 소진 진행이 이어짐에 따라 서버 수요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DDR5뿐아니라 DDR4 제품 수요도 점차 개선될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업계 내 감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점진적인 구매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며 "고부가 선단제품 비중 확대의 가속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전사적으로는 지난 1분기에 비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줄었지만 생활가전·TV 사업과 디스플레이 등에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실제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X부문의 올 2분기 매출액은 40조21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DX부문 내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에서 3조4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왔다. VD/가전 영업이익은 7400억원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부문은 매출 24조6100억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300만 대"라며 "태블릿 판매량은 600만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3분기에는 이보다 나은 상황이 확실시 된다.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부품 사업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전사 실적 개선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하반기엔 플래그십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업셀링(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차별화 경험을 강화한 갤럭시Z 플립5, 갤럭시Z 폴드5 출시를 통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은 7400억원 흑자를 내면서 1분기(1900억원)보다 3배 가량 영업익이 늘었다.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제품 등 고부가 TV 제품군 위주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가전에서도 비스포크 중심의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고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향후에는 VD의 경우 ▲네오 QLED ▲OLED ▲라이프스타일 등 전략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방침이다. 또 ▲98인치 초대형 TV ▲마이크로 LED TV ▲대형 OLED 게이밍 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 기반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 에너지 고효율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비스포크 가전의 글로벌 확산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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