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투자 비용 부담 여부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
양사는 하반기 수익성 확대를 목표로 주력 사업 개편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검색-쇼핑-콘텐츠로 연결되는 생태계와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융합해 새판짜기에 나선다. 카카오는 주력 서비스 카카오톡을 개편하고, 클라우드·헬스케어·AI 분야에서 신규 수익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2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네이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7% 증가한 2조40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 늘어난 2조425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0.9% 증가한 3727억원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썼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11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했다. 광고불황으로 포털비즈니스(다음)가 위축된 것과, 투자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카카오는 AI 관련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연결 회사 편입 등의 영향으로 1조9290억원에 달하는 비용 지출이 있었다. 지난해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로 인한 PPA(인수가격배분) 상각비, 초거대 AI 개발 비용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네이버는 매년 매출의 20% 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비용 부담을 분산시켜왔다. 또 네이버 경영진이 올초부터 내세운 '비용 효율화' 전략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커머스, 콘텐츠 등 전 사업 분야엣 마케팅 비용, 인건비, 기술개발 등 비용 효율화에 적극 나섰다.
다사다난한 상반기를 보낸 네이버와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챗GPT 등장으로 전세계에서 생성형 AI 열풍이 불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포털과 메신저라는 서비스 정체성을 뛰어넘어 AI를 결합한 여러 시도를 이어간다.
네이버는 이달 24일 예정된 단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백본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인 클로바X를 공개한다. 또 AI 기반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 PC베타 버전을 9월 출시한다는 목표다. 검색-쇼핑-결제로 이어지는 네이버표 생태계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10월부터는 본격적인 B2B 시장 확장에 나선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중인 하이퍼스케일 AI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 모델이 탑재된 버전을 8월 일부 기업에 선공개하고, 10월 공식 출시한다. 기업은 자체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생성 도구를 구축할 수 있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헬스케어 등 '뉴 이니셔티브' 역량을 카카오톡으로 모은다. 주문, 예약, 상담, 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에 초거대 AI를 접목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해 병원 예약부터 접수, 예후 관리까지 진료의 시작과 끝을 이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카카오는 2021년 11월 선보인 코GPT를 발전시킨 '코GPT 2.0'과 AI 챗봇 '코챗GPT'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AI 챗봇 ▲AI 아티스트 칼로(Karlo)의 고도화 ▲헬스케어 AI 판독 서비스 ▲신약 개발 플랫폼 접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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