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의 실적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올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발판 삼아 인공지능(AI)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오는 24일 공개될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에 생성형 AI 도입 및 AI 에디터 등을 활용한 교육, 공용 문서작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손을 잡고 향후 기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하는 특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지난 3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한컴독스에 AI를 적용하고, 교육 분야 등 공공시장에 확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또한 '한컴 AI 허브'를 통해 전자문서와 대형언어모델을 연결하는 등 AI를 반영한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전자문서·광학문자인식(OCR) 기술, AI 허브 등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화함으로써 한컴만의 제품 차별성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또한 최근 한컴은 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 '한컴 AI 웹에디터'(지분 100%) 설립을 추진, 글로벌 시장에 AI 기반의 웹에디터 제품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이번 분할을 통해 해외향 제품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시장에선 한컴이 한컴 AI 웹에디터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유치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컴이 자본시장에서 상당한 투자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처럼 한컴이 전방위적으로 자사 소프트웨어에 AI를 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1세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AI 열풍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사실 한컴은 글로벌 2위의 전자문서 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 강자로, 공공시장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공급 확대와 계열사 수익 개선에 힘입어 올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호실적을 거뒀다. 한컴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84억원,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1년새 각각 28.2%, 33.6% 급증했다. 기존 설치형 SW를 '한컴독스'등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고, 공공시장 인프라에 적합한 웹기안기를 비롯 클라우드 기반의 SaaS 공급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며 매출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빅테크' 네이버와 손잡고 생성형 AI를 얹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AI 강자로 키우겠다는 김연수 대표의 의지가 담긴 행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연수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과거 부진한 자회사 매각과 함께 AI 집중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라며 "2분기 호실적을 발판 삼아 빠르게 외연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한컴의 올해 기준 PER은 7.9배로 동종업계 평균 PER(16.5배) 대비 매력적인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며 "전년동기 대비, 실적 성장 지속 전망 속에 8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문서작성 서비스 연동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