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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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선보일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는 더 얇은 베젤과 새로운 티타늄 소재, 3나노 기반의 프로세서, 향상된 카메라 성능 등으로 무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하던 아이폰이 최초로 USB-C 포트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애플 라이트닝 10년 고집 꺾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15 시리즈에는 USB-C 충전 포트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와 애플 소식통인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 등이 아이폰 15 시리즈의 USB-C 포트 탑재를 전망했고, 최근 여러 IT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이 아이폰 15 시리즈에 탑재될 USB-C 포트의 유출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루머가 기정사실화 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이 27개 회원국에서 휴대형 전자기기 충전단자를 USB-C로 단일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은 오는 2024년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형 전자기기에 의무적으로 USB-C 타입 충전단자를 적용하는 게 골자다. 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도 2025년부터 USB-C타입 포트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규제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아이폰 15 프로 더미 유출 사진 /사진=Majin Bu
아이폰 15 프로 더미 유출 사진 /사진=Majin Bu

라이트닝은 애플이 모바일 제품과 주변기기의 충전과 데이터 통신을 위해 만든 독자 규격이다. 지난 2012년 '아이폰5'와 함께 등장했다. 라이트닝은 이전에 애플이 쓰던 30핀 독 커넥터보다 포트 크기 자체도 월등히 작고, 단자 앞뒤가 똑같아 어느 방향으로 꽂아도 작동하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5년 USB-C 규격이 등장해 모바일 기기의 표준 단자로 자리잡은 이후로는 오히려 느린 데이터 전송속도와 낮은 호환성으로 사용자들에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애플은 2019년 '아이패드 프로'를 시작으로 일부 기기에 대해 USB-C 포트를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인 아이폰 시리즈에서는 10년 넘게 줄곧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집해왔다. EU 규제에 대해 애플은 "충전 규격을 강제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고, 오히려 소비자의 낭비를 초래한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지만, 결국 올해 고집을 꺾게 됐다.


USB-C도 다 같은 USB-C가 아니다

애플이 라이트닝을 고집한 이유 중 하나는 '돈' 문제다. 애플은 아이폰을 쓰는 수십억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케이블을 판매해왔고, 다른 서드파티 제조사가 라이트닝 케이블을 만들 때도 애플로부터 'MFI (Made for iPhone, iPad, iPod)'라는 인증을 받도록 했다. 이 인증 비용 역시 애플 몫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보안과 품질 관리가 있다. 독자규격을 통해 서드파티 생태계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잘 되고, 보안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USB-C 케이블에도 MFi 인증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경우 충전 속도 등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유출된 아이폰 15 시리즈의 USB-C 부품 사진에서 애플의 전용칩으로 보이는 부품이 포착돼 이런 의심을 키우고 있다. 다만 EU 측은 애플이 USB-C 케이블에 MFi 인증을 적용해 기능을 제한할 경우 아이폰 판매를 금지시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아이폰 15 USB-C 포트 유출 사진 /사진=John011235
아이폰 15 USB-C 포트 유출 사진 /사진=John011235

아이폰 15 시리즈에 탑재되는 UBS-C 포트가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차별을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모델은 USB 2.0 방식으로 라이트닝과 데이터 전송 속도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프로 모델의 경우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썬더볼트·USB4 리타이머' 칩을 탑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USB 2.0 기반의 라이트닝 포트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480Mbps로 제한되지만,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는 최대 40Gbps까지 지원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15 뿐만 아니라 '아이폰 14'과 '아이폰 14 플러스', '아이폰 13'과 '아이폰 13 미니' 등도 USB-C 포트를 탑재해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 제품들도 유럽 등에서 더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현재 라이트닝 규격을 사용하는 에어팟 등도 USB-C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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