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협박부터 국감 증인 신청까지 격해지는 유니티 사태
게임 개발자들, 인디 게임 생태계 고사 우려
"피해는 소규모 게임사와 이용자들에게 갈 것"
5일만에 꼬리 내린 유니티..."정책 변경할 것"
3D 엔진 플랫폼 '유니티'의 요금제 개편안 공개로 인한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유니티를 활용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 개발자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은 것. 미국에선 살해협박으로 사무실이 폐쇄됐고, 국내선 오는 10월 국정감사에 유니티 부사장이 증인으로 신청됐다. 국내 게임 개발자들도 이번 정책 변경이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과금이 시작되면 서비스를 종료해야할 게임들이 많아지고, 특히 소규모 게임사, 스타트업, 그리고 게이머들이 타격을 받을거란 것이다.
다만 유니티가 정책 변경을 예고해 추후 공지에 이목이 쏠린 모습이다.
'점입가경' 유니티 요금제 개편 사태...살해협박에 국감 증인 신청까지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유니티의 요금제 개편안 발표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다운로드 건당 과금하는 유니티의 새로운 요금 정책 '런타임 수수료'에 게임 개발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 지난 13일 유니티는 2024년부터 게임 개발자들에게 적용될 신규 요금안을 공개했다. 그간 유니티는 기업의 매출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만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다운로드 건수에 대해서도 비용을 받는 '유니티 런타임 수수료'를 공개했다.
먼저 무료 이용자를 위한 '유니티 플러스'를 통해 게임을 만들어 매출 20만달러(약 2억6500만원)를 넘긴 경우 20만 다운로드 이상부터 설치 1건당 20센트를 부과된다. 또 기업용 '유니티 프로’와 '유니티 엔터프라이즈’룰 통해 만든 게임이 100만달러(약 13억2600만원) 매출을 달성하고, 누적 설치 횟수가 100만회를 넘기면 다운로드 당 1센트부터 15센트 요금을 내야 한다.
게임업계선 개발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무료 게임은 심지어 수익보다 지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무료 게임이 지난 12개월 동안 20만달러를 벌어도 수백만명이 이 게임을 설치했다면, 개발자는 게임 매출보다 더 큰 돈을 유니티에 납부해야 한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4일 유니티는 직원 살해 협박으로 인해 두 곳의 현지 사무실을 폐쇄했다. 아울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인숙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부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분노하는 개발자들, 꼬리 내린 유니티...신뢰회복 가능할까
유니티 보이콧을 결정하거나 개발 엔진을 언리얼로 바꾸겠다는 글로벌 개발자들도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 국내 게임 개발자들도 우려를 쏟아냈다. 유니티를 사용하는 게임 개발자 A는 "요금 정책 변경으로 요금 단위 자체가 변경될 수 있어 부담된다. 다만 아직 변경까지 기한이 남아있고 파장이 꽤 클 것으로 예상돼 해당 요금제에 대한 변경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며 "하향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 B는 "광고 수익화와 모객면에서 성과가 두드러지는 장르가 퍼즐이다. 미드코어 장르에서 미디에이션을 유니티 쪽으로 변경하면 기대수익이 낮아질 것같다"며 "민감한 의견이지만 엔진을 볼모로 잡아서 탑재시킨 미디에이션의 단가를 과연 기존 서드 파티들처럼 관리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러고 꼬집었다.
더불어 게임 개발자 C는 "글로벌 오픈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성과 좋은 국가나 지역권을 발견해나가는 전략이 중소개발사의 생존전략인데 제동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 D는 "구글과 애플의 경우 정 반대로 좋은 이미지를 가져간 적이 있다. 처음엔 수수료 30%였다가 중소개발사엔 15% 감면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반대이기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자 E는 "마케팅 성과는 좋지 않았지만 오가닉 다운로드가 글로벌 기준으로 일일 수만 건이 발생하는 프로젝트들도 있다. 그리고 이 유지관리로 매출을 확보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소개발사에게는 이러한 경우까지도 모두 소중한 동력원인데 다운로드 커트라인 넘었단 이유로 과금이 시작되면 서비스를 종료해야 할 게임들이 많아 질 것이다. 결국 소규모 게임사, 스타트업, 개발사 그리고 이용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유니티는 18일 오전 공식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정책 변경을 예고했다. 유니티는 '런타임 요금제로 인해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우리는 팀원, 커뮤니티, 고객 및 파트너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정책을 변경할 예정'이라며 '수일내로 정책 업데이트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유니티의 정책 변경이 분노한 게임 개발자들을 달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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