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상자산 동향
비트코인 가격이 한달새 24%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절정에 달하면서 비트코인에 투자가 쏠린 것. 특히 업계선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관 투자자가 주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더리움을 제외한 대부분의 알트코인들 가격도 두자릿 수 이상 상승했다. 다만 '셀프 이자' 논란을 겪고 있는 수이는 홀로 하락했다.
비트코인 한달새 24% 급등...ETF 승인 기대감 절정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24.43% 상승한 개당 4702만4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37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6일 급등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 당시 비트코인은 4000만원대를 돌파했으나, 이후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졌고, 비트코인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사실이 아니지만, 승인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컸던 것. 가상자산 투자 리서치 업체 바이트트리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승인을 갈망하고 있으며, 내년 도래할 반감기 등은 비트코인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블록랙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TC의 티커가 등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 하루만에 10% 이상 상승해 460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에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ETF를 시장에 출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이 최신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상승은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상승장은 과거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상승장이 연출됐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업계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시 200억달러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운영하는 코빗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실제로 현물 ETF가 출시되면 최소 200억달러(약 27조원)가 유입되면서 기관 자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따라가는 이더리움과 리플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이더리움과 리플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5.29% 상승한 개당 246만4000원에 거래됐다.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두자릿 수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하면 이더리움의 상승률은 낮은 편이다. 이더리움은 지난 9월말 7일 연속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이더리움 선물 ETF가 츨시 됐지만, 시장에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기관 전용 가상자산 리서치 책임자 데이비드 두옹(David Duong)이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에서 이더리움 선물 기반 ETF가 연이어 출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난 2021년 10월 처음 출시됐던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쉐어스의 BITO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거래량도 저조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차가운 시장 반응에 대한 원인으로 그는 ▲약세장에서의 출시 타이밍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 ▲대규모 ETH 거래소 입금으로 인한 매도세 우려 등을 꼽았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14.68% 상승한 개당 812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4일 리플 가격은 미국 법원이 SEC의 리플 관련 중간 항소 신청을 기각하면서 뛰어올랐다. 또 지난달 20일 SEC가 리플랩스 임직원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또 한번 상승했다.
친리플 미 변호사로 꼽히는 미국 연방 검사 출신 변호사 제임스 K. 필란이 엑스를 통해 "SEC와 리플이 규제기관이 제기한 리플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및 리플 전직 임원 크리스 라슨과의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SEC는 계류 중인 문제, 즉 리플 기관 판매와 관련한 리플의 섹션5 위반에 대해 적절한 구제책이 무엇인지 기업 측과 논의 및 협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플에 오는 11월 9일(현지시간)까지 법원을 통해 브리핑 일정을 제안할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도 리플랩스와 SEC 소송 소식은 계속 전해졌다. 리플 지지자로 유명한 미국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제레미 호건은 엑스 통해 "SEC와 리플랩스 간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은 2026년~2027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SEC가 본안소송까지 가고 항소를 제기할 경우 2027년 6월 14일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최종 판결일"이라고 덧붙였다.
25% 상승한 앱토스, 12% 하락한 수이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 개발자들이 발행한 가상자산 앱토스와 수이는 희비가 갈렸다. 앱토스는 전월 동시간 대비 25.13% 상승한 개당 9585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 메인넷 중단 이슈가 있었지만,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모습이다.
반면 수이는 비트코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했다. 수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12.11% 하락한 개당 602원에 거래됐다. 수이는 비트코인 급등 전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비트코인 상승세로 인해 하락분을 어느정도 회복한 것. 수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론 셀프 이자 논란이 꼽히고 있다. 수이 재단이 락업(보호예수) 가상자산 물량을 스테이킹(예치)하고 보상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수이 재단은 스테이킹 보상을 청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스테이킹 보상 물량을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전송한 트랜잭션이 확인됐다. 게다가 락업 물량을 스테이킹해 이자를 받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뿐만 아니라 수이 셀프 이자 논란이 정무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되면서 금융감독원까지 가세해 사태가 커지는 분위기다.
힘 못쓰던 토종코인...오랜만에 '방긋'
하락세가 끝나지 않던 토종코인들도 오랜만에 일제히 상승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13.14% 상승한 개당 180.8원에 거래됐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도 전월 동시간 대비 13.75% 상승한 개당 1679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30% 넘게 뛰어올랐다. 핀시아는 전월 동시간 대비 30.1% 상승한 개당 3만4660원에 거래됐다. 핀시아 메인넷이 본격적으로 퍼블릭 체인으로 전환되면서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핀시아는 메인넷 2.0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이번 업그레이드로 핀시아 거버넌스 멤버는 누구나 핀시아 메인넷에서 자유롭게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업그레이드 당일 핀시아는 3만8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크립토 주간 브리핑] 3700만원 돌파한 비트코인...3만달러 갈 수 있을까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비트코인만 간신히 버텼다…주요 가상자산 일제 하락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비트코인 일주일새 8% '껑충'...상승세 이어갈까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비트코인 1주일새 14% '껑충'...'크립토윈터' 끝날까
- [크립토 브리핑] 美 기준금리 동결...비트코인 4800만원 돌파
- [크립토 브리핑] 살짝 주춤한 비트코인...4700만원대로 소폭 하락
- [크립토 주간 브리핑] 상승분 반납해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강세...위믹스 34% '급등'
- [크립토 월간 브리핑] 하락장 끝나가나..비트코인도 알트코인도 한달새 '껑충'
- [크립토 연간 브리핑] 지난해 '뒷심' 발동한 비트코인…올해 가상자산 상승세 이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