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해 중국에서 수주한 수십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이 취소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습니다.
WSJ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수주한 내년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납품 물량의 주문 금액은 50억달러(약 6조7800억원)에 달합니다. 선주문한 중국 기업에는 알리바바그룹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바이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오는 11월 중순 선주문의 일부를 발송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서한을 통해 새로운 중국 수출 규제가 즉시 발효된다고 알리면서 엔비디아는 어쩔 수 없이 AI 반도체 조기 공급 계획을 폐기하게 된 것입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규제 영향을 받는 그래픽 칩을 사용하는 고급 AI 컴퓨팅 시스템을 미국과 다른 지역의 고객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새로운 수출 통제가 단기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 발표했습니다. 새 규제에는 A800과 H800 등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도 포함됐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엔비디아에 최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요청했고, 이에 엔비디아는 저사양 AI 반도체를 개발해 중국에 수출했습니다.
반면 미국이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기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지난달 26일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자국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 데이터베이스(DB)를 살펴본 결과 국영기업과 정부, 군의 장비 국산화를 위한 입찰 건수가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동안 235건에 달했습니다. DB에 등재된 낙찰 프로젝트의 총액은 1억5690만위안(약 290억29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어떤 전략으로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지 기대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관련기사
- [글로벌] "엔비디아, ARM 앵커 투자 검토"...주가 3% 이상 급등
- [테크M 리포트] 엔비디아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글로벌] 미국 반도체 기업 AMD, AI 스타트업 인수…"엔비디아 추격에 나서"
- [글로벌] 미국, 中 반도체 더 옥죈다...엔비디아 주가 '휘청'
- [글로벌] 엔비디아-폭스콘, 파트너십 구축... 자율주행 기술 생산하는 AI공장 건설
- [글로벌] WSJ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 내주 파산보호 신청할 듯"
- [테크M 이슈] 넘실대는 생성형 AI의 물결…엔비디아는 여전히 배고프다
- [글로벌] "엔비디아, 중국 수출용 AI 칩 출시 연기"...주가 2% ↓
- [글로벌] 엔비디아 CEO "중국서 반도체 공급망 독립하는 데 10년 걸려"
- [글로벌] 미국 상무부 "엔비디아 CEO, 대중국 수출통제 협력 뜻 밝혀"
- [글로벌] "中 국영기관, 美 수출규제에도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