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VLSI 테크놀로지와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인텔이 특허 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해 배상 책임을 면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VLSI 테크놀로지가 인텔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해당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입니다.

이번 소송의 손해배상금은 21억8000만달러(약 2조8600억원)에 달했습니다. 앞서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 연방법원은 2021년 3월 인텔이 VLSI의 반도체 제조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했습니다. 배심원단은 특허 2건의 손해액을 각각 15억달러와 6억7500만달러로 산정했습니다.

당시 VLSI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스톨라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배심원단이 특허에 반영된 혁신의 가치를 인정해줘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인텔은 "VLSI 테크놀로지가 10년간 쓰이지 않던 2건의 특허로 막대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허를 침해했다고 하더라도 배상액은 220만달러를 넘어설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습니다.

항소심 역시 배상금이 15억달러에 달하는 특허에 대해 손해액 산정에 문제가 있어 다시 재판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나머지 특허의 경우 인텔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특허들은 VLSI가 2019년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사 NXP로부터 이전받은 것입니다.

VLSI 테크놀로지는 텍사스와 델라웨어, 캘리포니아 등 미국 3개주에서 인텔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3건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VLSI 테크놀로지가 40억달러 규모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또한 특허 침해 관련해 인텔의 고객사와 공급 업체를 제소하지 않는 데 합의했으며, 인텔은 반소 제기를 취하했습니다. 

430억달러의 배상금이 걸린 나머지 특허 소송에서는 인텔이 2021년 4월 승소했습니다. 인텔은 "VLSI 테크놀로지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사인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투자 펀드가 만든 빈 껍데기 회사로, 인텔과 같은 회사에서 수십억달러를 짜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인텔과 VLSI 테크놀로지의 특허 침해 소송은 언제쯤 끝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