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가 한때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던 버드(BIRD)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 버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챕터11은 법원의 감독 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파산과 구조조정 절차는 90~12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드는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미국 내 사업 자산이 매각되지만 유럽과 캐나다의 보유 자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구조조정에 대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회사를 더 좋은 위치로 만든다는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버드는 2017년에 설립돼 미국 서부지역에서 전기 스쿠터 공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회사 설립 1년 만에 22개 도시로 사업을 확대하고, 현재는 전세계 350개 도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한 뉴욕증시 상장 과정에서 2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버드는 지난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이를 끝내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기 스쿠터로 인한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인기도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는 지난 9월 전기 스쿠터 운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 스쿠터를 도입한 지 약 5년 만입니다. 프랑스 전역의 전기 스쿠터 사망자는 2020년 7명에서 2022년 27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올 4월 파리 20개 구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기 스쿠터 대여 찬반투표에서는 85.7% 이상이 반대 의사를 보였습니다.
한편 NYT는 지난 6일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을 인용해 올해 스타트업 약 3200곳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6일에는 기업가치가 470억달러에 달하던 위워크가 파산보호를 신청해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내년 스타트업 업계는 어떨까요? 다시 훈풍이 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