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의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1년새 2배 가량 주가를 키웠고, 올 들어서도 50% 가량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침체된 코스닥 기술주 중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한컴 주가 상승세의 비결은 탁월한 모멘텀 흡수력에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김연수 대표 체제 이후 한컴의 유연함이 더욱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한컴은 주당 2만4800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을 6000억원 규모까지 끌어올렸다. 국내 주요 AI 기업 중에선 이스트소프트와 더불어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실 한컴은 창립 후 지난 33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다방면에 SW를 공급, 공공 시장 뿐 아니라 민간 시장서도 압도적 시장 점유유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구글과 MS 등 글로벌 빅테크의 클라우드 기반 사세 확장이 본격화되며 한컴은 커다란 위기 의식을 느꼈다.
이에 한컴은 지난 2021년 김상철 회장 체제서 김연수 체제로 전환,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38세의 젊은 나이로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이끌게 돼 시장의 의구심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한컴의 체질 개선에 집중,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한컴을 핵심 기술 공급회사로 탈바꿈하고 타사의 기술과 협력이 용이하도록 해 기술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덕분에 발빠르게 AI 전문 개발사로 탈바꿈한 상태다.
불과 2년새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컴은 AI기술과 SDK를 기반으로 손쉽게 문서 작성과 편집을 할 수 있는 '한컴독스 AI'에 이어 오픈 AI의 GPT스토어에 입점, AI 대중화의 촉매제 역할을 맡고 있다. 어느덧 AI 대표 개발사 타이틀을 거머쥐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 특유의 투자 전략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1위 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선제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는 김 대표는 이제 AI 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40억 규모의 투자를 단행, 이를 통해 기업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한글 문서를 학습시키는 것은 물론 질의응답과 정보탐색, 문서초안 작성, 요약·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전자문서 전문 기업 클립소프트도 190억원에 인수했다. 한컴 오피스에 생성형AI 기술을 접목한 한국판 코파일럿 '한컴 어시스턴트'에 클립소프트의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접목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올해 상반기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 특유의 유연성이 한컴 기업가치 증대의 핵심 모멘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한동안 공을 들였던 메타버스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취임 첫해 메타버스를 한컴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구상했지만 최근 사업부를 크게 축소한 상태다. 동시에 야심차게 준비해온 블록체인 사업도 일부 힘을 빼며, 연일 AI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
이에 증권가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컴 그룹은 M&A, 지분투자 등으로 AI 사업자로 진화 중"이라며 "B2G, B2B는 물론B2C까지 AI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주가상승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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