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민 KT 네트워크연구소 통신DX기술담당 상무가 MWC 24 현장에서 RIS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정제민 KT 네트워크연구소 통신DX기술담당 상무가 MWC 24 현장에서 RIS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KT가 이른바 '하늘 택시'라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을 위한 통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주파수 거울이라고 불리는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기술을 UAM에도 도입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끈다. 거울처럼 주파수를 반사하는 RIS 기술을 통해 UAM에 탑승한 탑승객들이 이동중에도 영상 시청 등 초고속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KT는 실증을 통해 6G와 같은 초고주파 대역에서의 품질 개선은 물론, 현재 상용 서비스 중인 5G 주파수 대역인 3.5㎓ 대역에서도 RIS 기술을 통해 통신 품질을 2.5배 가량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향후 RIS 기술 표준이 만들어지고, 상용화가 실현되면 더 적은 비용으로도 통신 품질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4 전시부스를 통해 UAM 항공망에 RIS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MWC 현장에서 만난 정제민 KT 네트워크연구소 통신DX기술담당 상무는 RIS 기술을 소개하며 "마치 거울 처럼 기지국에서 나오는 통신 신호를 반사하거나 굴절해서 전달해주는 중계기 역할을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파를 굴절시켜 음영지역에 전파가 잘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RIS는 유리나 필름 같은 형태로 제작된다. 투명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투명한 창처럼 보이지만, 유리나 필름 안에는 아주 작은 크기의 안테나가 촘촘히 자리해 있다. 유니셀이라고 불리는 이 안테나를 통해 들어오는 전파를 회전시켜 주는 원리다. KT는 이 RIS를 전면과 후면에 같이 장착해 꺾이는 각도를 90도까지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RIS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면 긴 보독의 바깥에서 안쪽 방까지 전파를 전달하거나 고층 건물에서 신호를 전달할때 잘 전달되지 않는 지역으로 전파를 굴절시켜 음영지역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기술은 고주파 대역에서 더 활용도가 높다. 고주파 대역일수록 전파 회절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애물을 피해가지 못한다. RIS를 통해 전파를 자유자재로 꺾을 수 있다면, 음영지역 해소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KT는 이 기술이 '하늘 택시'라 불리는 UAM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AM 탑승구 전면에 RIS를 부착하면, 뒷자석에 앉은 이용자들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RIS를 UAM 날개에 부착하면 날개로 들어오는 전파를 꺾어서 탑승구 안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AM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자 가운데, RIS 기술 적용을 검토하는 것은 KT가 처음이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대부분 초고주파 대역에서 RIS 활용을 고민하고 있지만, KT는 이미 이용중인 저주파 대역에서도 RIS가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현재 5G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3.5㎓ 대역에서도 RIS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2.5배 가량 통신 품질이 향상된다는 점을 실증을 통해 확인한 것.

정제민 상무는 "대다수 통신사들이 초고주파 대역에서만 RIS 기술 적용을 고려하고 있지만, KT는 3.5㎓ 대역에서도 RIS를 사용하면 통신 품질이 2.5배 향상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RIS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 저주파 대역에서도 통신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RIS 기술은 아직 기술 표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통신 기술 표준을 결정하는 3GPP는 아직 RIS 기수로가 관련한 표준화 작업에 착수하지 않았다. 올해 통신 표준 릴리스18을 완료할 예정인데, RIS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내년 부터 논의된 릴리스19에도 아직 RIS가 빠져있다. KT 측은 릴리스20 정도에 RIS 기술 표준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상무는 "릴리스20에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2025년이나 2026년 정도에 표준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상용화는 6G 초기인 2027년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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