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전시회 이목 사로잡은 K팝 공연…CJ ENM 오프닝 행사 지원
지난달 24일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보스턴미술관에는 특별한 전시가 개막했다.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 Wave)'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보스턴미술관은 한국 대중문화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전 세계에 미친 놀라운 영향력을 탐구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다룬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CJ ENM은 해외시장에서 한국 문화 알리기의 선구자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통해 국내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면, CJ ENM은 문화사업을 통해 세계 속 한국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있는 것이다.
한류의 세계화를 이끈 KCON, 이제 문화 시장 전반으로 '확장'
지난달 24일부터 7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을 비롯해 한국 패션디자이너의 의상, 영화 소품, 사진, 영상, 대중문화 자료 등 250점의 물품을 전시한다. 한국 문화의 시초부터 영화 '기생충'의 욕실 세트를 재현한 작품, 2012년부터 한류의 세계화를 이끈 KCON LA 현장 사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싸이가 입었던 수트 재킷,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의 응원봉 등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물품들도 전시된다.
특히 지난달 22일 저녁 8시부터 익일 새벽 1시까지 보스턴미술관은 한류를 미리 체험하기 위해 오프닝 행사를 찾은 관객들로 붐볐다. 보스턴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대한 관심을 북돋기 위해 개막 축하 행사 MFA Late Nites를 개최했다. K팝 공연을 비롯해 K팝 팬들의 소통 라운지, 한국 예술품에 대한 강연, 도자기 장식 꾸미기 등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가수 에일리와 댄스 크루 원밀리언 등 K팝 아티스트의 무대는 관람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4200여명 이상의 관객들이 가득 채운 무대에서 에일리는 드라마 '도깨비'의 OST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열창한데 이어 원밀리언은 스우파2의 '칠리' 노래에 맞춰 안무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날 행사에는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인 튠업(Tune up) 소속의 힙노시스테라피(HYPNOSIS THERAPY)도 무대에 올랐다. 프로듀서 제이플로우(Jflow)와 래퍼 짱유가 합작한 힙합 듀오 튠업은 관람객들에게 K팝의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이처럼 K팝 아티스트들이 미국 유명 미술관 무대에 오른 진귀한 광경이 연출된 데는 CJ ENM의 역할이 컸다. CJ ENM은 미국 미술관에서 최초로 열리는 한류 전시회에 대한 열기를 높이기 위해 K팝 아티스트들을 직접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J ENM은 지난 2월에도 미국 UCLA 해머 뮤지엄(Hammer Museum)의 한국 실험미술 전시(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에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와 댄스 크루 프라우드먼을 초청해 오프닝 공연을 열었다. 약 2500명의 관객이 방문해 해머 뮤지엄에서 지난 10년 간 열린 전시 개막 행사 중 최다 관객 TOP5 행사에 이름을 올렸다.
보스턴미술관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유 유(Christina Yu Yu) 마츠타로 쇼리키 의장(Matsutaro Shoriki Chair, Art of Asia)은 "한류! 코리안 웨이브는 지금까지 보스턴미술관에서 선보인 적 없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한류 특별전으로, 그 시작을 에일리, 원밀리언, 힙노시스테라피와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 열정적인 아티스트들을 보스턴에 초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CJ ENM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류의 대모 CJ 이미경, 美 체류하며 K-컬쳐 전도사로
사실 이번 행사는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부회장은 미국에 머물며 할리우드,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과 협력,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 문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미국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비저너리로 선정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올들어선 미국 유력 연예 매거진 '베니티 페어(Vanity Fair)'의 특별판 '2024 할리우드 이슈(2024 Hollywood Issue)'에 이름을 올렸다.
베니티 페어는 1995년부터 할리우드 배우, 감독 등 매년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뽑아 이들을 조명하는 연례 특집호 '할리우드 이슈'를 발간하고 있다. 발간 30주년을 맞는 이번 특집호는 할리우드의 미래를 주도하고 변화를 이끄는 인물들을 선정했다. NBC유니버설 스튜디오 회장 도나 랭글리(Donna Langley), 미국 대형 미디어 그룹 와서맨 회장 케이시 와서맨(Casey Wasserman) 등 업계 거물 기업가들을 비롯해 전 바하마 대사이자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 배우자로 유명한 프로듀서 니콜 애반트(Nicole Avant),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위원장 프란 드레셔(Fran Drescher),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2회 수상자 배우 제인 폰다(Jane Fonda) 등이 이 부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베니티 페어는 이 부회장을 '대모(godmother)'라 칭하며 "이 부회장은 기생충부터 설국열차까지 할리우드를 강타한 한류의 비밀 병기로, 더 풍요롭고 다양한 세상을 위해 문화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이 부회장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의 아름다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총괄프로듀서로서 역량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브로커', '패스트 라이브즈' 등 다양한 작품의 총괄프로듀서를 맡아 한국 영화와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또한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할리우드,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과 협력하며,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고 한국 문화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글로벌 한류 열풍이 일시적인 대중문화 현상에 그치지 않고 순수 예술을 포함한 한국 문화 전체로 확장될 수 있도록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며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등 새로운 시도 통해 지속가능한 K컬처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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