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 1분기 실적 발표가 게임주를 뜨겁게 달궜다. 한 주간 이어진 경과 보고와 향후 계획에 투자 심리가 반응한 모습이다. 크래프톤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카카오게임즈의 잠재력이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게임업계 2024년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지난주 627.48로 막을 내린 'KRX 게임 TOP 10 지수'가 한 주간 10% 이상 상승하며 700대에 근접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10곳의 시장 지표를 아우르는 이 지수는 게임산업 분위기를 가늠하는 풍향계로 활용된다.
같은 기간 10개사 상장시가총액은 29조6490억원에서 32조원대로 올라섰다. 이번주 진행된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발표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3N·2K 대부분이 발표를 마친 가운데 넥슨이 다음주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경영 효율화' 엔씨, 뼈 깎는 쇄신...'나혼렙' 넷마블, 신작 기대감↑
잇따른 주가 하락으로 위기론이 부상했던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대표가 전면에 나서 대규모 경영 효율화 계획을 발표, 시장 우려를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션 크리틱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제 많은 부분은 아웃소싱 형태로 전환할 것이며 올해 말까지 본사 인력은 4000명대 중반까지 줄일 것"이라고 경영 효율화 의지를 밝혔다.
장기화된 게임 개발 기간을 단축해 시장 트렌드도 따라잡을 방침이다. 6월 '배틀크러시'를 시작으로, 'BSS', 텐센트와 조율 중인 '블레이드&소울2' 등 향후 1년 6개월 내 신작 10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보유 현금 규모를 바탕으로 한 M&A 전략도 주목된다. 박 대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회사가 대상"이라며 "한두 개 회사는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플랫폼 퍼플의 본격적인 수익화 작업도 진행한다.
넷마블은 지난 8일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기록적인 매출 추이를 바탕으로 2분기부터 신작 라인업을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선다. 권영식 대표가 밝힌 '나혼렙'의 출시 24시간 기준 실적은 일간 활성 사용자수(MAU) 500만명에 매출 140억원 수준이다. 역대 넷마블 론칭 게임 중 가장 빠른 매출 추이다.
넷마블은 신작 부재의 영향으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혼렙 ▲레이븐2 신작 라인업을 시작으로 하반기 출시되는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등 신작 4종의 온기가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펍지 IP 파워' 크래프톤은 성장 중...'비욘드 코리아' 카겜도 도약 준비
크래프톤은 '펍지'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굳건한 성장 모멘텀을 보였다.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6%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7% 상승했다. 게임 본질에 집중한 라이브 운영으로 매출과 트래픽 모든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올해 안정적인 트래픽 확보와 유료화 모델 고도화에 집중한다. IP 프랜차이즈를 위한 투자 및 개발도 본격화 한다. 잠재력이 높은 인도 시장에 3자 결제 플랫폼 유니핀 웹상점을 개설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또 올해 총 6개 신규 게임 퍼블리싱을 목표로 인도 시장 1위 퍼블리셔 도약 계획을 밝혔다.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글로벌 론칭도 연내 진행한다.
효자 IP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신작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의 매출을 바탕으로 1분기 실적을 방어한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통' 한상우 대표를 앞세워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분기 매출은 2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8.1% 증가하며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2분기부터 기존 타이틀의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타깃 신작을 출시해 성장에 속도를 높인다.
우선 애니메이션풍 수집형 RPG '에버소울'이 오는 29일 일본 시장을, 대작 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2분기 중 대만·일본 등 9개 지역을 공략한다. 또 유럽·북미 등 글로벌 시장 성과가 기대되는 액션 RPG '가디스 오더'를 연내 선보인다. 이밖에도 '크로노 오디세이'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 계약 체결 등 확장된 플랫폼과 장르 기반 신규 IP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공략에 조직개편까지...'선두' 넥슨, 다음주 실적 공개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3N·2K의 실적과 계획이 시장의 투자 심리를 불러온 가운데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한 넥슨은 다음주 1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이정헌 신임 대표를 필두로 올해를 글로벌 시장 공략 원년으로 삼고 있다.
넥슨은 과거 6000만 사전등록자를 모았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오는 21일 중국에 서비스 한다. 또 '블루 아카이브'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파이널 테크니컬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이어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지난달 독립 본부로 개편하는 등 추가 도약을 위한 추진력을 모으고 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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