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박병무 대표 체제 하에 강력한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한 엔씨소프트를 두고 시장의 환호가 이어지고 있다. 하세월 늘어지는 개발 조직에겐 뼈아픈 개혁이지만, 주주에게 이롭고, 게임 유저에게 도움이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시장 관계자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전거래일대비 2% 가량 오른 주당 20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 오전 중 주당 21만원대에 오르기도 했다. 올초와 유사한 수준까지 주가 회복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전 거래일에도 엔씨소프트는 하루새 무려 11% 주가가 뛰며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거래량도 70만주 가량이 몰리며, 게임주 전반의 시세를 주도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과감한 체질개선 전략이 공표된 덕이다. 지난 10일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미션 크리틱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제 많은 부분은 아웃소싱 형태로 전환할 것이며 올해 말까지 본사 인력은 4000명대 중반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정비와 인건비를 줄일 것이며 5월 중 권고사직이 단행될 것이며 비용 효율화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케팅 조직은 중앙에 집중, AI 기술 접목 등을 통해 비용효율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올해 내 삼성동 건물을 매각, 경우에 따라 판교 R&D 센터의 유동화 등을 통해 더이상 부동산 자산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그간 리뷰가 없어 게임 개발기간이 길어졌고, 결과적으로 게임 유저들의 트렌드 못맞추는 경향이 있었다"며 "신규 장르를 낼 때, 사외테스트를 많이 하지 않았고 게임 유저들의 기본적 기대치,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ROI도 못맞추고 트렌드도 못따라가기에 기간 가이드라인을 엄수할 것"이라며 "그 기간 내에 반드시 개발이 완료되도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사외 FGT 등을 자주 진행하는 이유가 그런 시스템 개선의 결과로, 이같은 새 리뷰 시스템이 있기에 출시일정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향후 1년6개월 내 10종의 신작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의 엔씨소프트와 달리 이례적으로 출시 일정을 공표한 것이다. 당장 6월 배틀크러시 시작으로, BSS, 텐센트와 조율 중인 블소2, 레거시 IP 기반의 새 장르 게임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중 기대작인 블소2의 경우, 현재 현지 테스트가 한창이며 시장 기대감이 상당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블소2는 높은 수준의 현지화 작업을 거쳐, 현지에서 기대 신작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기대감이 높다"며 "이밖에도 올해 레거시 IP 기반의 새 장르 게임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25년은 대작의 해로 프로젝트G, 아이온2, 슈터 LLL이 출시될 것"이라며 "새 장르의 게임 2종과 캐주얼 신작도 2종 출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엔씨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 전반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표는 "유저 친화적인 방식으로 게임사업을 영위, 유저들을 신뢰를 얻을 것"이라며 "작년 TL에서 이미 보셨듯, 앞으로 나올 리니지라이크류의 BM이 아닌 최근 트렌드에 맞는 방식으로 게임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당 과금은 줄겠지만, 글로벌 유저 베이스를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박 대표의 개혁안에 대해 증권가에선 연일 환호를 보내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인력 구조조정을 오픈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한다는 것은 조직내 의사결정 중에서도 강력한 것"이라며 "현재 위기 상황을 탈피하고자 하는 사측의 의지가 매우 분명하게 전달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 또한 "이제라도 변화하려는 자세에 손뼉을 쳐줄 만하다"며 내년 실적과 향후 전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경영진 개편과 구조조정으로 비용 효율성이 높아졌고 다양한 신작 확보 전략으로 개선 발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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