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소속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전격 구속된 가운데, SPC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 플랫폼인 해피포인트 내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돼 이목이 쏠린다.
2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PC 주요 서비스의 모바일 이용자가 결집된 해피포인트 앱의 4월 이용자 규모는 318만명으로 1년새 100만명 가량 이용자가 대거 이탈했다. 2022년 말, 이용자가 규모가 450만명에 달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2년새 매달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12월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제외하면, SPC에 대한 고객 이탈세는 매달 이어졌다.
무엇보다 신규 설치도 매달 급감, 올해 4월 들어선 6만명대까지 줄었다. 지금까지 매달 10만명 이상 신규 이용자가 몰렸지만, 신규 소비자들이 해피포인트 생태계 진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해피포인트는 파리바게뜨를 비롯, 쉐이크쉑과 파리크라상, 파스쿠찌, 잠바주스, 빚은,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SPC 주요 온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사용된다. 사실상 SPC 그룹의 이용자 데이터가 결집된 곳이다.
그러나 최근 2년새, 이용자들이 SPC그룹 주요 서비스를 떠나면서 해피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모바일 생태계도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 SPC삼립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매출은 8306억원으로 젼년 동기 대비 0.17% 감소했다. 본격적인 매출 정체기에 돌입한 것. 최근 3년새 주가도 연일 내리막이다. SPC삼립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5000억원으로 2022년 대비 반토막난 수준이다.
특히 이중 가장 규모가 큰 파리바게뜨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공개서(2022년 기준) 상 가맹점수는 총 3402개에 달하는데, 해피포인트 이용자가 올들어 대거 빠져나간 만큼 실제 올 1분기 전체 매장 방문 고객 수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SPC그룹은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오너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오너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소속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현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노동자 사망과 오너 일가의 마약 투약 논란으로 가뜩이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까지 구속된 것.
승계 이슈도 기존 주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슈다. 승계 경쟁선에 서있는 허희수 부사장의 경우, 2018년 액상대마 밀수 혐의 등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총수인 허 회장까지 구속될 경우, 국민적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낳은 기업으로 SPC가 꼽히는 이유다. 이미 제빵 공장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달아 벌어지면서 SPC그룹은 대표적인 중대재해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SPC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년째 이어져온 노동자 사망에 이어 회장 구속까지 현실화할 경우, 주주들의 불만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