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그룹 회장/사진=SPC
허영인 SPC 그룹 회장/사진=SPC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와 관련해 전격 구속된 가운데, 법원에 선처를 호소해 주목된다. 보석이 성사된다면, 무너진 기업 이미지 반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허 회장은 "이번 일로 많은 후회와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허 회장은 "소수 노조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자 하기 위함이었다"며 "향후 노사관계가 건전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처를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허 회장은 황재복 SPC 대표 등과 함께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한국노총 산하 PB파트너즈 노무 총괄 전무 정 모 씨와 공모해 PB파트너즈 노조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3년간의 수사를 통해 진술과 증거물을 이미 제출한 상황으로, 무엇보다 공동 피고인들에 대한 회유는 불가능하다"며 "검찰에 이미 방대한 증거를 제출했으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진술 조작 시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관계 파악이 중요하지만, 현재 구속 상황에서는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면서 "구속을 통해 모든 증거를 제출했고 증거 인멸에 대한 충분한 염려도 없다. 무엇보다 구속 이후 추가 수사를 거쳐 공소를 제기해 검찰의 구속 목적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 측은 "구속 사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공동 피고인들이 PB파트너즈에서 활동하고 있어 피고인(허 회장)의 지휘 아래 있으며 충분히 방어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PC그룹의 상장주 'SPC삼립' 종목토론방/사진=네이버
SPC그룹의 상장주 'SPC삼립' 종목토론방/사진=네이버

 

사실 허 회장이 구속된 이후, SPC그룹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모습이다. 예컨대 B2C 이용자 접점이 모여있는 해피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의 6월 순이용자 규모 또한 350만명대에 그치며 1년새 50만명 가량이 이탈한 상태다. 파리바게트를 비롯, 주요 유통 식음료 서비스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용자들이 SPC그룹 서비스를 떠나면서, 해피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모바일 생태계도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승계 이슈도 기존 주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슈다. SPC삼립의 시총은 4800억원 규모로 최근 1년새 20% 가까이 무너진 상태가. 승계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허희수 부사장 역시 2018년 액상대마 밀수 혐의 등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총수인 허 회장까지 구속된 탓에 국민적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SPC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년째 이어져온 노동자 사망에 이어 회장 구속까지 현실화된 만큼,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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