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상 연령대를 타겟으로 출시됐던 '레이븐'이 다크 판타지의 옷을 입고 어른들을 위한 서사로 돌아왔다. 과감한 노출과 적나라한 표현, 타겟층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크로스 플랫폼을 통한 연계도 강점이다.
레이븐2, 고유의 게임으로 재탄생
넷마블은 지난 29일 MMORPG '레이븐2'를 출시했다. '레이븐2'는 2015년 출시돼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등 6관왕을 수상한 '레이븐'의 후속작이다. 전작을 만들었던 넷마블몬스터가 방향키를 잡고 2년 6개월 이상 시간을 투자해 속편을 출시했다.
'레이븐2'는 전작의 지식재산권(IP)을 이으며 세계관을 계승했다. '레이븐' 네이버 카페에서 후속편 출시 소식에 전작의 서비스 종료를 우려한 배경이다. 넷마블 측은 "같은 IP를 바탕으로 하지만 각각 장르가 달라 전작 서비스가 후속편 출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타이틀을 사용했지만 새로운 게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9년의 시간차를 두고 출시해 게임을 구동하는 디바이스 기능이 전보다 향상됐다. 또 연령대를 15세 이상에서 성인용으로 상향해 표현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장르도 액션 RPG에서 MMORPG로 변경했다.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오픈월드로 게임을 구성하고, 타겟 연령대에 맞게 게임에 등장하는 악마의 디테일을 살렸다. 이 과정에 수위를 넘나드는 일부 모델은 폐기되기도 했다. 달라진 환경에 맞게 게임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레이븐2'는 '레이븐의 후속작’보다 고유의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진입장벽 낮추고, 보는 재미 살리고
29일 출시와 함께 체험해 본 게임은 직장인을 타겟으로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출시 시점을 오후 8시로 정한 이유도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성인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여가를 즐길 시간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 복잡한 조작을 생략하고 몇 번의 클릭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자동' 시스템을 전투와 이동에 모두 도입해 스토리 진행에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를 통해 레벨 25 전후까지 무난한 진행이 가능하다. 퀘스트는 7장 전후에 큰 어려움 없이 도달할 수 있다. 서사는 직선적으로 이어지지만 헤매는 일이 없어 낭비되는 시간이 줄었다. PC로 플레이 시 별개의 창을 통해 웹서핑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감상도 가능하다.
시점에 따라 색다른 재미도 선사한다. 3가지 뷰를 제공하는 '레이븐2'는 근거리 뷰를 통해 직접 전투에 나서는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성인용 등급에 걸맞은 선혈 표현도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노출 수위도 거침없다. 또 대사에 풍부한 더빙을 입혀 영화와 같은 연출을 이어간다. 퀘스트 진행에 따른 대화 장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앵글을 바꿔 지루함을 덜었다.
디바이스 연계 강점...편의성은 'PC>태블릿>휴대폰'
디바이스별 편의성은 ▲PC(RTX4070) ▲태블릿(아이패드M1) ▲휴대폰(갤럭시S23) 순으로 높았다. 화면 분할이나 별도의 창을 통해 반복되는 구간을 지나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또 큰 화면으로 클릭 실수 없이 게임을 진행 가능하다. PC 사양에 따라 태블릿이나 휴대폰보다 원활하게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을 하면서 공략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휴대에 강점을 지닌 태블릿과 휴대폰은 이동하면서 퀘스트를 진행해 보조 퀘스트를 처리하며 재화를 모으기 좋지만 발열에 취약해 장시간 플레이 시 쉬어가는 구간이 필요하다. 또 배터리 소모가 빨라 보조 배터리나 충전기를 지참해야 한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1시간 이상 플레이해 기기 온도가 상승하거나 이용자가 많은 구간 등에서 PC 대비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MMO 헤비 유저의 경우 세 가지 디바이스를 이용해 지속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다만 휴대폰은 성인 남성 기준 각종 아이콘을 터치하기에 다소 작은 감이 있다. 그래픽도 다른 디바이스 대비 열화된다. PC와 태블릿과 휴대폰을 번갈아 사용할 경우 체감도는 더욱 높아진다. 그럼에도 9년 만에 등장한 성인용 '레이븐'은 낮아진 허들과 화려한 영상미로 한동안 기존 팬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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