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3' 서울관 모습. /사진=서울경제진흥원 제공
지난해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3' 서울관 모습. /사진=서울경제진흥원 제공

지역 소재 게임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역 기반 기관들이 각종 게임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글로벌 게임쇼 참가 지원을 비롯해 마케팅이나 컨설팅 지원이 포함됐다.


지역 게임사들 '도쿄게임쇼' 간다...예산 증액·부스 마련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국내 게임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역 게임사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주요 게임사 대부분이 경기도나 서울에 위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방안들은 중소 개발사를 위한 판로 개척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산하 서울경제진흥원은 오는 9월 2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 2024'에 서울관을 차리고 서울 소재 12개 게임사(개발 9·퍼블리셔 3)를 지원한다. 주요 바이어, 퍼블리셔와의 비즈니스 매칭 지원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발판 마련을 돕기 위해서다.

진흥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행사에 서울 소재 10개 게임사를 지원한 바 있다. 올해는 지원사를 2곳 더 늘리고 부산 지스타 참여도 확정했다. 진흥원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스타 참여를 중단했다가 올해 서울관 운영을 통해 B2B 집중 지원을 재개한다. 

이에 따라 지원 예산도 지난해 약 1억8200만원에서 올해 약 2억7400만원으로 50% 정도 증액했다. 서울경제진흥원 관계자는 "게임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지속해왔는데 팬데믹 이후 판로 개척에 대한 의지와 글로벌 진출에 대한 수요가 읽혀서 그런 부분을 반영해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도 올해 도쿄게임쇼에 부산공동관을 열고 지역 우수 게임 콘텐츠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참여해왔던 진흥원은 올해 별도의 부스를 차리기로 결정,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부산공동관 운영 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달리 콘진원과 함께 지원 프로그램을 꾸리는 곳도 있다. 경남글로벌게임센터는 도쿄게임쇼 2024 콘진원 공동관에 센터가 지원하는 1개사를 참가시킬 예정이다. 또 지스타에 센터 공동관을 운영하며 도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


높은 수요에 글로벌 마케팅에 컨설팅까지 지원 잇는다

글로벌 행사 참여 외에도 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대구글로벌게임센터는 '글로벌 확산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소재 6개 게임 콘텐츠 제작 기업의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전글로벌게임센터도 '글로벌 원스톱 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8개사의 역량 강화에 나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3'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3'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일련의 지원 사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지역 기반 게임사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게임업계에서 글로벌 시장 개척은 선택의 문제보다 시기의 문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주요 기업들의 매출 증대에 해외 시장 실적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원더포션이 개발한 '산나비'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흥행 가도에 오른 바 있다. '산나비'의 퍼블리셔인 네오위즈는 또 다른 게임 '고양이와 스프'의 유통 창구 확대를 위해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 서비스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원 사업의 확대 필요성도 두드러진다. 콘진원이 발간한 '2023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제작·배급사 5곳 중 3곳은 연간 1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인 이상 규모의 게임 제작·배급사 분포도 10곳 중 8곳 이상이 서울·경기에 위치했다. 반면 정책자금 지원이나 해외 시장 정보 제공,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수요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지자체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많게는 억 단위 예산이 집행되는 판로 개척 지원 사업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인디 게임사 등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