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지형, 장기적 경제정책 예측 가능성 떨어뜨리고 단기적 변동성 확대 불가피해져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대 종료…대통령 장단점 보완할 부통령의 중요성 확대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쌓여가는 공공부채에 대해서 어떤 대책이 있을 지도 중요 포인트

임동민 님 /캐리커쳐=디디다 컴퍼니 제작
임동민 님 /캐리커쳐=디디다 컴퍼니 제작

2024년 하반기의 시작인 7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올 하반기 전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일 것입니다. 7월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이하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피습, 그리고 조 바이든(이하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의 재선후보 사퇴 등 큰 사건들이 있었고, 이에 따른 해석과 전망들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의 시각을 갖고 미국의 정치가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해드릴까 합니다.

현재로서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도전과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이하 해리스) 현 부통령의 대결이 될 전망입니다. 7월 트럼프 후보가 피습을 당한 이후, 바이든 현 대통령이 재임후보에서 사임하고, 해리스 현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내 지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후보가 피습을 당한 이후에도 강건한 모습을 보이면서, 원래도 우세했던 판세가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임 결단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빠른 지지와 결집으로 민주당도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된 듯 합니다. 결국 올해 대선도 4년 전인 2020년 그리고 8년 전인 2016년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치열한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될 것 같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1960~2050년 약 100년간의 미국의 재정수지와 미국의 정당별 집권사이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 대선을 앞두고 미국을 둘러싼 정치상황은 불확실하고, 경제여건은 불투명하며 금융시장은 불안정하지만, 장기적인 일련의 흐름들은 몇 가지가 보입니다.

자료=미국 의회예산국, 인디이콘
자료=미국 의회예산국, 인디이콘

첫째, 미국의 정당별 집권의 장기사이클은 종료됐습니다. 1960년대는 민주당, 1970년대는 공화당, 1980년대는 공화당, 1990년대는 민주당, 2000년대는 공화당, 2010년대는 민주당의 각 대통령이 연임 또는 재집권을 바탕으로 8년 이상 장기사이클이 전개됐습니다. 그러나 2016년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2020년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당선 그리고 2024년 현재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우세를 볼 때, 8년 재임보다는 4년 단임으로 정권사이클은 축소됐습니다. 이는 미국의 정치지형은 장기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졌음을 시사합니다.

둘째,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대는 종료되고, 대통령의 장단점을 보완할 부통령의 중요성이 확대됐습니다.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이전 대통령들은 전세계 경제성장과 미국 경제의 안정된 성장, 그리고 소속정당 및 지지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각각의 진보적인, 혹은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일관되게 펼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은 전세계 경제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 약화 및 미국 내부적인 갈등 확대로 상대편에게는 강한 공격을 받는 반면, 내부적인 지지는 약합니다. 이에 따라 부통령의 역할이 이전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정치력이 부족했다고 여겨진 트럼프 1기 정권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안정감, 새로움이 부족하다고 여겨진 바이든 1기 정권에서는 해리스의 다양성이 부각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는 자수성가한 젊은 제임스 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고, 해리스가 후보가 되면 어떤 부통령 후보로 선택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셋째,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2021년 해리스 부통령에 이어 2025년 보다 다양해진 미국 국민의 다양성을 포용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할 지 여부입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고,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나타날 변화가 될 것입니다.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아프리카계(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는 자메이카인), 아시아계(어머니 샤말라 코팔란은 인도 타밀족)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피할 수 없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만약 공화당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국민들의 선택은 백인 남성 리더가 되겠지요. 클린턴 정권의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이 한국에 왔을 때, 미국의 자산은 "토지와 자원과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미국도 저출산-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미국은 어떤 리더를 선택하게 될 지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쌓여가는 공공부채에 대해서 어떤 대책이 있을 지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감세와 재정지출 축소, 민주당은 큰 정부를 지행하면서 증세와 재정지출 확대의 경제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다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재정지출은 반복적으로 늘리고, 감세는 2016~2020년 트럼프 정권에서 실시해 늘어나는 재정지출에 비해 재정수입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재정적자는 2009~2012년 연간 1조 달러를 넘었고, 2020~2021년에는 각각 3.1조, 2.8조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 재정적자는 1.6조 달러가 예상되며, 2030년대는 2~3조 달러, 2040년대는 4~5조 달러, 2050년대는 6~7조 달러로 증가하고, 미국의 명목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5.6%에서 2050년대 9%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채권발행도 늘고, 공공부채도 늘어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대는 재정건전성이 눈에 띄게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2025~2029년 재정건전성 악화가 가속된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의 제목인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는 2013년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으로 여겨지는 드라마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내용은 미국의 워싱턴 D.C.의 정치판이고, 주인공은 미국의 대통령인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 역)과 영부인 클레어 언더우드(로빈 라이트 역)입니다. 지금 미국의 정치지형이 너무나 흥미진진해, 어쩌면 하우스 오브 카드 두 번째 시리즈에 좋은 소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미국 대선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경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글=임동민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임동민 님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와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지금은 임팩트 투자사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벤처 파트너, 민간 비영리 싱크탱크 랩2050(LAB2050) 이코노미스트로 재직 중이다. 그리고 '인디이콘'이란 이름으로 독립적인 경제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고, 실물경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제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 왔다. 전통적인 실물경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금융 및 포용금융, ESG 투자, 블록체인 및 암호자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인디이콘의 경제M'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래 경제를 내다보는 독립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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