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앞두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했던 게임 이슈 참고인들이 잇따라 참고인 명단에서 제외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게임 의제 다루기에 힘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회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2024 국정감사에 출석해 게임 관련 의제를 다룰 예정이었던 참고인이나 증인이 잇따라 명단에서 제외됐다. 불공정 문제가 불거진 스포츠 업계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출석 인원과 대비된다.
특히 게임업계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4개 의원실이 참여한 게임이용장애 토론회가 열린 데 이어 이달 8일 게임물 등급 사전심의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이 진행되는 등 최근 유관 이슈로 활발한 공론장이 형성된 데 비해 정치권의 이슈 집중도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당초 게임 유튜버 김성회 씨와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를 오는 17일 참고인으로 부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성회 씨는 24일로 출석 일정이 변경되고, 이승훈 교수는 출석이 취소됐다.
김성회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배그 유저 진종오 의원실을 통해서 17일이 아닌 오는 24일 종합감사일에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하게 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감사가 예정된 17일 서태건 신임 게임위원장과 대면은 무산됐다.
김성회 씨는 지난 8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위에 대해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게임물에 대한 사전 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김성회 씨를 불러 게임위가 담당하는 게임물 등급 사전심의제도, '게임산업법'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었다.
이승훈 교수는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오는 24일 종합국감 참고인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진종오 의원은 이승훈 교수에게도 게임물 등급분류와 관련해 질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문체위에서 확정된 게임 이슈 참고인·증인은 김성회 씨 1명으로 좁혀지며 국정감사에서 다룰 게임 의제에 힘이 빠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진종오 의원실은 질의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참고인 출석 여부도 일정이 조율됐을 뿐 계획 단계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설명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승훈 교수는 출석 요구 단계부터 개인 사정에 따른 불출석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고, 김성회 씨도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 출석일이 24일로 확정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일정 조율로 인해 17일 게임위 기관 증인 질의를 먼저 한 뒤 24일 김성회 씨 이야기를 듣고 종합적으로 다루는 식의, 질의가 분리된 정도의 차이가 있다"며 "진종오 의원이 당에서 청년최고위원을 맡고 있는데 이번 이슈에 청년층의 관심이 깊어 사안을 들여다보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인 부분을 떠나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한 헌법소원이 진행 중이고, 규제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짚어볼 예정"이라며 "일선에서 많은 게임 유관 이슈를 담당하는 게임위를 메인으로 상위 기관인 콘진원과 문체부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체부가 올해 초 규제혁신 회의에서 언급한 심의 규제 권한의 민간이양 진행 상황도 다룰 예정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이에 앞서 이해국 가톨릭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출석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국회 보건복지위 참고인으로 지난 8일 출석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교수는 복지위 국감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이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다.
이밖에도 김태영 웹젠 대표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각각 21일과 25일 정무위와 환노위 증인으로 소환되지만 업계 이슈 자체보다는 개별 기업이 처한 확률형 아이템 게임 운영이나 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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