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 질의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답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24일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 질의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답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중국이 e스포츠 용어 국제 표준화 제안서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출해 통과되는 동안 우리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주무부처 장관은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질타했다. 

강 의원이 "중국이 ISO에 제출한 e스포츠 용어 국제 표준화 제안서 초안이 통과된 사실을 알고 계시느냐"고 유 장관에게 묻자 유 장관이 "그 부분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다"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강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서 지적하기 전까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하더라"며 기술표준원에 등록된 전문가에 대해서도 물었다. 유 장관은 재차 "모른다"며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기술표준원 한국 전문가로 등록된 이는 위 아무개 씨다. 위 씨는 중국 최대 e스포츠 기업 자회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전문가 자격을 신청,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국적만 한국인이지 실제로는 중국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분이 우리 쪽 전문가로 등록돼 있다"며 사실상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 씨는 기술표준화 주도를 위한 대응 회의에서 "(내용 중 삭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반대가 아닌 조율을 해보자"며 "중국이 어떤 의미를 둔 것인지 보자" 등 이야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 등록 과정에서 보인 문체부의 무책임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강 의원은 "오죽하면 표준원에서 우리도 전문가를 더 등록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문체부에서 추천한 인사가 없다"며 "국제대회가 열리면 이 표준안을 (기준) 삼아 모든 것이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도 ISO에 독자적인 국제 표준안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장관은 "지적을 정말 잘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아직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지 못해서 확실하게 다시 정리해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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