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이 출시 1주년을 맞이한다. 치지직은 지난 1년간 스트리밍 플랫폼의 터줏대감인 SOOP(숲)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 국내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어 오는 2025년은 스트리머 지원과 e스포츠 등 콘텐츠 확장으로 이용자 확보에 집중, 업계 지배적 사업자로 올라선다는 각오다. 


첫 돌 맞이한 치지직

16일 네이버는 오는 19일 치지직 1주년을 앞두고 파트너 스트리머와 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간 성과와 향후 사업 로드맵에 대해 공유했다.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19일 첫 서비스를 선보이고, 지난 2월 베타 출시, 이후 5월 정식 출시를 거치는 등 단계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며 스트리밍 시장에 안착했다. 치지직은 지난 11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242만명을 달성해 출시 이후 처음으로 SOOP을 넘고 파트너 스트리머 148명 확보, 누적 방송 송출 수 총 482만건 달성 등 연이어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치지직 1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파트너 스트리머 / 사진=네이버 제공
치지직 1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파트너 스트리머 / 사진=네이버 제공

치지직의 성장 배경에는 네이버 생태계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치지직 내 재화인 '치즈'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네이버페이에서 구매할 수 있어 이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물건 구입 시 기본 적립되는 것과 동일하게 적립도 할 수 있고 후원 금액에서 받은 적립금은 네이버페이로 쇼핑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숏폼 서비스 '클립'과 연계한 기능이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치지직 클립은 현재 스트리머를 탐색하고 발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쓰이고 있으며 11월 기준 클립 재생수와 생성수는 지난달 대비 각각 82%, 74% 상승했다. 치지직 출시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만큼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콘텐츠 생태계 또한 치지직 성장을 견인했다. 치지직은 플랫폼 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e스포츠 콘텐츠를 포함, 게임과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와 중계권 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대표 e스포츠 리그인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와 월드 챔피언십 등 리그 오브 레전드 주요 대회 전용 중계 채널을 운영하며 고화질 방송을 제공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된 치지직의 '2024 롤 케스파 컵(LoL KeSPA cup) 국내 단독 중계로도 e스포츠 팬들의 유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네이버와 연계, 깊고 넓게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온 치지직은 오는 2025년 콘텐츠 확대와 스트리머 혜택 강화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치지직의 가장 큰 장점인 네이버와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스트리머의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다. 치지직은 스트리머 채널과 스마트스토어를 연동해 스트리머가 제작한 굿즈를 팬들에게 더욱 손쉽게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방송 중에도 스마트스토어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구독 상품 혜택도 개편된다. 

/ 사진=네이버 제공
/ 사진=네이버 제공

간담회에서 한 스트리머는 "평소 치지직이 제공하는 영화, 애니메이션 등 같이 보기 콘텐츠 덕에 소재 부담 없이 안정적인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2025년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도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네이버 치지직 관계자는 "현재 제공 중인 애니메이션 후속 시리즈를 지속 공급 확대하는 한편, 인기 드라마 등 제공 계획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다양한 e스포츠 콘텐츠 중계권도 다양화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이러한 일환으로 스트리머들의 콘텐츠 제작 분야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추가된다. 소규모 기획도 빠르게 콘텐츠로 제작하고 싶다는 스트리머들의 니즈를 수렴해 1인당 최대 3000만원씩 연 4회 지원했던 기존 프로그램을 연간 최대 6회까지 신청 가능하도록 개편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1인 스트리머가 연간 최대 1억2000만원 규모 내에서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 시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원 대상 또한 대폭 넓힌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치지직 파트너 스트리머와 함께 프로 등급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스트리머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콘텐츠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치지직, SOOP과 격차 줄이나

치지직은 e스포츠와 버추얼 스튜디오에도 집중한다. 특히 최근 2024 케스파컵 단독 중계로 치지직 인기가 늘어나면서 e스포츠 잡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래픽 전문 사이트 뷰어십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오는 8일까지였던 케스파컵 단독 중계 기간 동안 치지직의 최고 동시 시청자가 SOOP의 최고 동시 시청자를 많이 따라잡았다. e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결과를 확인한 만큼 향후 치지직은 e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11월 말부터 12월 8일까지 치지직 시청자 수(초록색)가 SOOP 시청자 수(파란색)를 많이 따라잡은 모습 / 사진=뷰어십 제공
11월 말부터 12월 8일까지 치지직 시청자 수(초록색)가 SOOP 시청자 수(파란색)를 많이 따라잡은 모습 / 사진=뷰어십 제공

지난달 열린 네이버 단24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모션 스테이지'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버추얼 스트리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들이 더욱 쉽고 편하게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모션스테이지를 통해 버추얼 스트리머들은 3D 콘텐츠 촬영 전∙중∙후반에 걸쳐 실시간으로 시각적 요소들을 결합하고 조작하는 등 더욱 쉽고 편하게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치지직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1분기 중 시범 운영 여부를 검토 중이다.

SOOP도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돌입하는 만큼 스트리밍 업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치지직의 향후 사업 전략은 SOOP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플랫폼 네이버라는 최대의 장점이 있고 e스포츠로 이용자 유입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SOOP은 지난 10일 아프리카TV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서수길 최고BJ책임자(CBO)가 복귀하면서 글로벌 진출 강화와 신규 사업 추진 등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서수길·정찬용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서수길 대표는 글로벌 및 신규 사업 추진을, 정찬용 대표는 기존 사업의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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