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이지환/사진=이소라 기자
KT 롤스터 이지환/사진=이소라 기자

FC온라인에서 KT 롤스터의 '막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박찬화였죠. 박찬화는 2024년 플레잉 코치 김관형과 '레전드' 김정민, '국가대표' 곽준혁 등과 KT에 소속돼 있었는데요. 누가봐도 막내였던 박찬화는 그렇게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런 박찬화가 DRX로 떠나고, 새로운 막내가 들어왔습니다. 김관형은 아예 코치로 전환했고 '레전드' 김정민과 비슷한 나이 또래인 강성훈이 새롭게 영입됐죠. 누가 들어와도 KT 막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지환이 등장했습니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DN 콜로세움에서 펼쳐진 2025 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32강 승자전에서 KT 이지환과 DRX 박찬화의 만남은 '막내'들의 대결로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박찬화 입장에서는 불리한 싸움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박찬화를 잘 아는 선수 두명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 KT 선수와 상대해야 했으니까요. 실제로 박찬화는 KT 시절 김관형과 김정민에게 많이 배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이지환은 박찬화를 상대로 미친듯한 골잔치를 벌이며 무려 13득점에 성공, 우승후보였던 박찬화에게 이긴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김관형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신 수비 부분을 보완했고, 이를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1세트 패배 후 드리블에 대한 조언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코치님 조언 덕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 드립니다."

사실 이지환은 박찬화에게 이길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어안히 벙벙했죠. 아직은, 이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신예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승리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상대가 워낙 강한 선수다 보니 부담감 없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지환은 그 힘들다는 '패승승'으로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게다가 2세트는 무려 7득점이나 기록하면서 박찬화의 기를 완전히 눌러버렸습니다. 3세트도 5득점을 기록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1세트를 마치고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래서 2세트는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세트는 대등했지만, 워낙 2세트에서 기선을 제대로 제압했기 때문에 큰 점수차이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첫 발늘 내딛은 이지환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입니다. '레전드' 선수들과 한 팀을 이루고 있는 이지환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요.

"개인적으로는 팬들의 기억에 깊게 남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할 플레이는 제대로 하는 선수로 기억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