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는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과 과거의 상처로 생긴 무의식적 영역
그림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타인과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어 
다음 세대가 실수를 통해 배우며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오진원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제작
오진원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제작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내며 저는 리더로서 그리고 부모로서의 즐거움과 도전을 생각해봤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마음으로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젊은 인재를 멘토링하는 책임은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무거운 짐이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 간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경험은 제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영향을 끼쳤습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제자인 칼 융은 '원형(archetypes)' 개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그림자(Shadow)'와 마주해야 한다"고. 이 그림자는 우리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과 과거의 상처로 생긴 무의식적 영역입니다. 이런 그림자는 우리의 의식에 스며들어 의도치 않게 의사소통에 영향을 줍니다. 

칼 융이 그림자로 표현한 내면의 불안과 실망감은 우리를 과도하게 조심스럽거나, 비관적으로 만들 수 있고,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심지어는 폭력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그림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타인과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원형은 인생의 낙관적이고 너그러운 안내자 역할을 하며 좌절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을 길러줍니다. 


다음 세대에 '회복탄력성의 씨앗'을 심어줘야

다음 세대의 리더들, 즉 우리의 자녀와 후배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오히려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나아가 다음 세대가 실수를 통해 배우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실수에 좌절해도 나 자신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회복탄력성의 씨앗을 심어줘야 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 식의 경험담을 강요하기 보다 스스로 말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다른 이의 지적이 아닌 스스로 얻은 비판적 사고능력으로 자신만의 논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안내하되, 길을 대신 만들어주진 말아야 합니다. 

멘토로서의 역할은 부모의 역할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필자가 젊은 인재들과 부대끼며 체득해 온 모든 상호작용을 저는 미래 리더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왔습니다. 

자녀, 가족, 동료에게 자기자신의 그림자를 직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낙관과 강인함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면 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로 인정받을 것입니다. 

글=오진원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오진원 님은?
글로벌 10대 HR업체인 엔투그로쓰(N2Growth)의 매니징 파트너이자 한국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EMBA를 졸업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크래디아그리콜·ABN암로·US뱅크·하나은행 등을 거친 글로벌 금융전문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상임이사로 일했으며, 미국에 기반을 둔 생명공학회사 바이오매그네틱 솔루션의 이사회 멤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