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P 500 지수의 35%를 차지하는 7개 빅테크 기업,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의 주가가 인공지능(AI) 성과에 따라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M7 기업 중 엔비디아(28.39%), 마이크로소프트(21.01%), 메타(20.28%) 등은 올해 들어 20% 이상 주가가 상승했지만, 아마존(3.07%), 알파벳(-2.24%), 애플(-15.67%), 테슬라(-18.37%) 등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각 기업의 주가가 엇가리는 모습은 AI 경쟁에서 모두가 같은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경우 AI 사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높은 기대 속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였지만, 예상보다 더딘 진전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애플이 시연한 개선된 AI 비서 '시리(Siri)'는 내년 말에야 업데이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파벳(구글)은 '제미나이'를 앞세운 AI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챗GPT'와 같은 AI 도구들이 주력 사업인 검색 분야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줬다. 다만 방대한 데이터 자원과 AI 기술력, 최근 'AI 개요' 기능 통합에 따른 사용자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감소와 더불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과 관련한 논란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 이상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로봇공하고가 AI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엔비디아로,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 붐'의 수혜자로 꼽히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마존은 관세 정책 여파로 다소 더딘 주가 상승을 나타냈지만,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큰 투자를 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격차에 따라 한 때 '팡(FAANG)'이라 불리던 기업 그룹(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2023년 이후 의미를 잃어버린 것처럼, M7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격차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 보유액과 AI 분야의 기반을 고려했을 때 후발 기업들이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유명 기술주 분석가인 웨드부시 증권의 덴 아이브스는 "진화하는 AI 환경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면 M7이 다시 모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시장은 이번주 구글과 테슬라를 시작으로 이어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AI 투자가 계속 확대될 지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M7 중 알파벳을 제외한 6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S&P 500 기업의 평균인 22.35배 보다 높은 25배를 상회하고 있다. 이런 높은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AI 산업이 계속 성장 중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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