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던 카카오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 출범과 함께 급등했던 주가는 2분기 실적 감소 전망과 사법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하반기 오픈AI와 함께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공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형 AI 서비스'를 목표로 이용자 일상 전반에 녹아든다는 카카오표 AI 에이전트가 상황을 반전시킬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감소에 사법리스크 겹쳐 고전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카카오 주가는 새정부의 AI 투자 확대,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의 정책 수혜 기대를 타고 7만400원까지 상승했으나, 이날 5만4100원을 기록하며 한달 간 약 23% 하락했다.
2분기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조9600억원, 영업이익은 약 11% 감소한 1191억원 수준이다. 콘텐츠 부문 부진과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시장의 둔화로 인해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법리스크 역시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SM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구속된 뒤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암으로 인해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최근 카카오 그룹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대표가 김건희 특검에 소환됐다. 이른바 '집사게이트' 특검으로 IMS 모빌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30억원을 투자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했다는 혐의다.
카카오 반등, 'AI에이전트'에 달렸다
이 같은 부진 속 카카오의 반등을 이끌 카드로 'AI 에이전트'가 부상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카카오가 오픈AI와 함께 개발 중인 AI 서비스다. AI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며 식당 예약과 일정 조정, 결제 등의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AI 에이전트 출시 계획을 밝히며 AI 기업으로 변모해 2년 안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정 대표는 "카카오톡의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을 크게 변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AI는 카카오의 핵심 사업, 특히 광고와 커머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AI 에이전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에이전트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카카오톡 앱 내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거나 예약하는 등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온라인 서비스 거래액을 기반으로 한 판매당 수수료 모델 수익화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BK증권은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연내 '한국형 슈퍼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 플랫폼은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사용자가 한 번의 명령으로 복합적인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으로, 하반기 시범 서비스(CBT) 종료 후 11월경 정식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AI 온기, 카카오 생태계 곳곳으로 퍼진다
AI 에이전트는 카카오 생태계 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연결, 앱 체류 시간을 늘리며 광고, 커머스, 콘텐츠 등 사업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AI 에이전트 효과는 앞서 텐센트가 메신저 앱 '위챗'에 AI 비서 '위엔바오'를 출시하며 입증한 바 있다. 텐센트는 딥시크와 손잡고 위챗에 AI 비서를 도입했고, 이로 인해 광고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효과를 보여줬다. 이런 위챗의 트래픽 반등 효과를 카카오톡 내 AI 에이전트 도입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광고 사업이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고, 하반기 피드형 지면, 에이전틱 AI 출시에 따라 광고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픈AI와 카카오의 에이전틱 AI 가 잘 구현이 된다면 카카오 서비스 생태계 전반의 트래픽이 증가하고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 '밑그림' 공개 시점 주목
업계에선 AI 에이전트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내달 7일 진행될 카카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과 올 가을 열릴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등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처음으로 내놓은 AI 서비스인 '카나나' 역시 지난해 이프 카카오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된 바 있다.
앞서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정신아 대표는 "올해는 카카오가 준비하는 AI와 관련한 다양한 실험과 시도의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AI가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방향성은 8월 중에 있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모멘텀 등을 언급하며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가을에 하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등에서도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관련기사
- 휴가 성수기 앞두고 로밍 요금 프로모션 돌입한 통신3사 "요금 할인해주고 데이터 더 준다"
- [글로벌] 인간처럼 사고하는 AI를 향해...수학올림피아드서 첫 '금메달' 나왔다
- [글로벌] 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흔들리나...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단독 행보
- [글로벌] 영국, 오픈AI 손잡고 'AI 초강국 도약' 전략 시동
- AI 시대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 전략은 "액체냉각으로 시원하게, 재생에너지로 깨끗하게"
- LG디스플레이, 2분기 '부진' 지속…하반기 '반등' 모색(상보)
- LG전자, 창사 첫 자사주 소각…중간배당도 시행
- [크립토 브리핑] 비트코인 소폭 하락...이더리움 1.99% 상승
- 토스-삼성화재 다이렉트, '365 연간 해외여행보험' 출시
- XRP 급락 직전 리플 공동 창업자 대규모 매도…투자자 '눈총'
- 한컴, 타자연습 캐릭터 굿즈 출시...텀블벅 펀딩 진행
- LG유플러스볼트업, EV 충전기 확대 '잰걸음'…상반기 1만대 추가
- 티빙 '같이볼래?' 본방사수 불 지필까...소통 강화로 시청층 확장 행보
- 넥써쓰, '그랑사가 키우기' 파이드픽셀즈와 파트너십 체결
- ETF 얹은 월가 자금, 이제 이더리움으로 쏠린다…"비트코인 넘어서나"
- 네이버 뉴스제휴위, 정책위원회 11명 위원 발표...심사규정 제·개정 담당
- KT-프라이빗테크놀로지, 민관협력 클라우드 보안 '맞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