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가 시즌2를 맞이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외한 종목의 e스포츠 리그 최초로 프랜차이즈를 시도하면서 주목 받았던 FSL은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원래 시작은 어떤 것으로든 의미가 있는 법이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기 때문에 자그마한 실수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성과를 평가하는 것 역시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밀지 않는 법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두번째 시즌이다. 첫번째 시즌의 실수를 만회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들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부터는 비교대상이 있기 때문에 첫번째 시즌보다 모든 지표가 성장해야 할 것이다.

한 시즌을 보내면서 선수들의 플레이가 더해졌고, 이야기가 풍성해진 덕분에 중계진들이 할 말은 많아졌고 스토리라인은 재미있어 질 것이다. 선수들이 만들어낸 라이벌 구도나 이야기거리 덕분에 경기 외적으로도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보여진 FSL 시즌2는 아쉬움이 남았다. 첫번째 경기가 지연돼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도 문제가 터져 준비된 경기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비슷한 실수가 반복된 것이다. 

선수들 역시 조금더 재미있는 리그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12일 펼쳐진 조지명식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BNK 피어엑스 'KBG' 김병권이 지명한 한장면 뿐이었다. 지명권이 있는 선수들은 안전한 선택만을 고집해 조지명식이 지루하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KBG'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크롱' 황세종을 지목했다. '크롱'은 FSL 직전 진행된 FC온라인 팀배틀에서 미친 활약을 펼쳐 팀에 우승을 안겼고, 모두가 그를 피하고 싶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KBG'가 과감하게 지목한 것이다.

그로 인해 조지명식 흐름과 분위기가 바뀌었다. '크롱'이 가장 마지막에 뽑힐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자 선수들도 당황하면서 조지명식이 재미있어졌다. 만약 'KBG'가 과감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조지명식은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KBG'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시즌2에는 'KBG'같은 선수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9끼'의 세리머니 역시 흥미롭다. 리그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요소를 선수들, 주최측, 언론사 모두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즌2는 좀더 다르게, 더 성장하는 리그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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