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예측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선수가 패하고, 소수의 선택만을 받은 선수가 승리하는 것을 이른바 '역배'라고 합니다. 확률이 낮은 쪽에 배팅해 많은 금액을 얻는 것을 뜻하는 은어기도 하죠.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DN 콜로세움에서 펼쳐진 2025 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32강 경기에서는 역배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우승후보 0순위였던 '크롱' 황세종

이번 시즌 '원더08' 고원재만큼 주목 받은 선수는 젠시티 '크롱' 황세종이었습니다. FSL이 열리기 바로 직전 FC온라인 팀배틀(FTB)에서 '원더08'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팀을 우승시킨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조지명식에서도 선수들은 '크롱'을 피하고자 했습니다. '크롱'이 농심 레드포스 '림광철' 장재근을 선택했을 때 '림광철'은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그만큼 강한 상대인 '크롱'과 맞붙는 것이 싫었다는 의미기도 하죠.

FTB를 지켜본 팬들의 선택도 확실했습니다. '크롱'은 94%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 '림광철'은 '원더08'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실력을 인정 받은 선수였지만 그만큼 최근 '크롱'이 보여준 경기력이 좋았기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입니다.


대역전극 펼친 '림광철'의 대박 '역배'

1세트는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 '크롱'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20분경 이미 두골이나 성공시키며 앞서갔습니다. 이후 후반전에서도 굴리트로 그림과 같은 슛을 성공시키며 3대0으로 완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대로 '크롱'의 승리로 싱겁게 끝나는 듯 했죠.

농심 레드포스 '림광철' 장재근/사진=이소라 기자
농심 레드포스 '림광철' 장재근/사진=이소라 기자

반전은, 2세트부터 시작됐습니다. 1세트에서 골을 많이 내준 '림광철'은 어느 때보다 신중했고, '크롱'의 슛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팽팽했던 두 선수는 경기 끝나기 2분전 '림광철'이 결승골을 성공시키면서 무너졌고, '림광철'이 승부를 3세트로 몰고 갔습니다.

3세트는 그야말로 명승부였습니다. '림광철'이 전반전 14분경 선제골을 넣었고 곧바로 '크롱'이 동점골을 가져가면서 팽팽한 상황이 유지됐습니다. 이후 전반전이 끝날 무렵 '크롱'이 굴리트로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는 '크롱'의 수비가 돋보였습니다. '림광철'이 끊임없이 골대를 두드렸지만 '크롱'은 동점골을 서용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기 1분전까지도 말입니다.

하지만 후반전 89분 21초, '림광철'의 끈기가 결국은 동점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러갔고,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림광철'이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대역전극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2경기, 3경기도 '역배'였다

2경기에서는 KT 롤스터 '우타' 이지환과 디플러스 기아(DK) '곽' 곽준혁이 맞붙었습니다. 승부예측에서 '곽'은 87% 지지를 얻어 13%인 '우타'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2경기 역시 '역배'가 터졌습니다. '우타'는 1세트를 3대1로 압승을 거뒀으며 2세트는 무려 5대1이라는 대승을 기록해 자신을 지지한 13%에게 '대박'을 안겼습니다.

3경기에서도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86%의 지지를 얻은 농심 'TK' 이태경과 14%의 DRX '세이비어' 이상민이 맞대결했는데요. 결과는 '세이비어'가 2대1로 승리를 따내며 26일 경기 '역배'의 마무리를 짓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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