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의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해온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고,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까지 AI 칩 생산량을 기존의 3배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화웨이를 비롯해 캠브리콘, SMIC, CXMT, 나우라 등이 '반도체 자강' 기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역시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20'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자국 생산품 사용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생성형 AI 확산을 계기로 중국은 자국 기술 기반을 강화해왔습니다. 올해 초 '딥시크' 같은 자체 AI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에서도 독립을 꾀하는 모양새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자체 모델을 구동할 하드웨어를 자국 내에서 확보하려 하면서 엔비디아 중심의 반도체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9년 15%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에 이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기업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올해 말부터 AI 칩 전용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2개 생산시설을 추가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MIC는 7나노미터(nm) 공정 양산 능력을 내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이같은 '기술 자립' 기조에는 정치적 요인도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 H20 칩을 규제하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오히려 중국 내 반도체 자립 움직임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에는 (엔비디아의) 최고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도 발언해, 중국 지도부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업계에 자강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최신 칩 성능조차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인 H20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대량생산에만 치중한다면 장기적으론 미국 기술 의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내달 중국 전용 신형 AI 칩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자급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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