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컬리와의 동맹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단골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간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과 빠른 배송을 컬리와의 결합으로 충족하면서 본격적인 단골 이용자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우버 택시와의 협업을 공개하며 빅브랜드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사용자층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네이버 "컬리 협업 결과 무조건 긍정적"

9일 네이버는 네이버스퀘어 종각에서 '네이버 커머스 밋업'을 열고 컬리와의 협업 방향성과 네이버 플러스스토어(네플스)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방안에 대해 밝혔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이 컬리N마트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지난 4일 네이버는 컬리와 협업 성과로 '컬리N마트'를 출시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컬리의 프리미엄 상품군과 신선식품, PB 상품 등을 네플스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며 새벽배송 시스템도 구축했다.

네이버 측은 이번 컬리와의 협업이 양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벽배송과 신선식품 확보라는 목표를 위해 새로 투자하는 것보다 동맹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네이버가 상품을 얼마나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느냐를 고민했을 때 풀콜드체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건강한 파트너십으로 해결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했다"며 "컬리에서도 트래픽을 확보하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 이런 부분을 서로가 보완할 수 있어서 무조건 잘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에도 셀러들의 좋은 상품이 많은데 이러한 상품들을 컬리의 PB상품이나 '컬리온리' 등과 함께 새벽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며 "네이버 멤버십을 사용할 경우 2만원 이상 무료배송인 만큼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컬리-네이버, 상호보완으로 '강결합'

이슬아 컬리 대표는 네이버 커머스 밋업에서 네이버가 지닌 폭넓은 고객층과 고객 데이터 검색 및 개인화 추천 기술, 대규모 디지털 마케팅 인프라 등이 협업을 하게 된 강력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점이 오히려 그간 프리미엄 상품 등으로 컬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느꼈던 고객들이 새로 유입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슬아 컬리 대표가 네이버와의 협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이슬아 컬리 대표가 네이버와의 협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이 대표는 "컬리 서비스의 가장 큰 자산이자 단점은 상품군이 트렌디한 만큼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이와 다르게 컬리는 품질 차별화할 수 없는 만큼 좋은 가격의 PB상품 많이 제공하고 있고, 이를 네이버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컬리는 네이버의 기술력과 멤버십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컬리N마트는 네플스 앱의 UX 적극 활용해 이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네이버의 강점인 검색 및 기존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추천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컬리는 네이버의 컬리 인수 계획은 없으며,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 또한 없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컬리 이용자들은 네이버 이용자와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 일환으로 기존에 구축된 컬리 멤버십과 네이버 멤버십이 잘 어우려져 다각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년 단골 고객 10억명 목표

네이버는 이번 컬리 협업을 통해 단골 고객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네플스 고객들은 4인 가구에 대용량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컬리는 주기적으로 소용량을 구매하는 고객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컬리의 상품을 통해 네이버도 소용량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 커머스 밋업 현장 / 사진=배수현 기자
네이버 커머스 밋업 현장 / 사진=배수현 기자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서 맺어진 판매자와 고객 간 단골 관계는 약 8억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6년 단골 고객을 약 10억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단골의 기준은 특정 스마트 스토어의 '알림받기'를 구독한 경우다.

네이버는 컬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밀착형 플랫폼과 동맹 관계를 확대해 네이버 인지도 확대는 물론, 단골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멤버십 동맹을 맺어 성과를 낸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우버 택시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연계해 이용자들이 우버 택시를 이용할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0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윤숙 부문장은 "네이버를 사랑하는 고객이라면 컬리N마트와 무료 배송 등 커머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생태계 바깥에서도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우버택시와 멤버십 연계 또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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