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수호 기자
사진=이수호 기자

 

토종 디지털자산 육성을 위해, 이미 글로벌 대중화를 이뤄낸 K-POP에서 교훈을 얻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류혁선 카이스트 교수는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두나무 정책 콘퍼런스 '디콘(D-CON) 2025'에 참석해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국가는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고, 적극 지원해야한다"며 이미 글로벌 대중화를 이뤄낸 K-POP에서 교훈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류 교수는 "국내 크립토 산업은 아직도 규제 경쟁의 시대에 놓여 있고, 우리는 과거에 머문 규제 프레임에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여전히 막연한 금가분리, 국내 ICO 전면금지 등 2017년식 규제 기조를 유지 중이며 법인과 외국인의 투자 제한, 거래소 해외 진출 제약 등으로 제도권 자금, 플랫폼의 역할이 제한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또한 "명시적 금지조항은 없지만, 여러 규제로 제도권 투자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며 "그 사이 유망 프로젝트, 자본, 인재가 해외시장으로 유출되고 있고 우리는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을 국가 성장축으로 보려는 중장기 비전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류 교수는 K-POP 성공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K-POP은 모방에서 혁신으로 자체경쟁력을 확보했고, 작은 내수 시장의 약점을 글로벌로 극복했다"며 "그 기반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 전략 속에서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고, 민간 주도로 혁신을 일굴수 있도록 서포터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더불어 "결국 크립토 시장 역시 K-크립토로 세계를 설득해야하고, 글로벌에 답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타깃으로 시야를 넓혀야하고 정부는 서포터 역할을 맡아야하며 이는 방임이 아니라, 투명한 공시, 강력한 AML, 보안, 투자자보호 장치 등 글로벌 수준의 신뢰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이 관련 정책을 꾸준히 진행한 끝에 최근 코인베이스는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현지 규제 체계를 도입, 라이선스 획득 및 현지 파트너십 등을 빠르게 추진하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로 도약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리테일 편중 구조에서 기관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법인과 외국인 거래를 빠르게 허용해야하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램프를 만들어줘야한다"며 "핵심은 ETF와 파생상품으로, 선물 뿐 아니라 옵션까지 열어서 변동성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류 교수는 "K-POP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크립토 역시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하고, 이후 해외로 나아가야한다"며 "글로벌 규제와의 정합성을 먼저 확보하고, 디지털 원화 영역을 확장해야하며 동시에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는 혁신을 가두는 울타리가 아니라, 책임 있는 개방과 신뢰를 떠받치는 인프가 되야한다"며 "세계가 우리를 따를 수 있는, K-POP과 같은 길을 따라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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