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 '실시간 차트', 바이브 '정산 시스템' 각각 개편하며 점유율 확대

사진=멜론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멜론 홈페이지 화면 캡처

#40% 무너진 시장점유율 #차트 개편 언제? #유튜브도 위협적

한때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동통신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스템 개편을 통해 멜론 가입자를 속속 빼앗고 있다. 해외 음원 플랫폼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도 늘어나면서 멜론은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동통신사 '저가 프로모션' 공세에 점유율 지속 하락 중 


카카오는 지난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이후 카카오M으로 사명 변경) 인수를 계기로 현재 멜론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멜론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강력한 연동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굳건한 선두 자리를 지키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멜론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2월 멜론의 점유율은 38.6%까지 떨어졌다. 멜론에 이어 지니뮤직 25.7%, 플로 17.7%, 네이버 뮤직+바이브 8.2%, 유튜브 뮤직 6.3% 순이다. KT의 자회사인 지니뮤직과 SK텔레콤이 아이리버와 연합해 2018년 12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플로는 이동통신사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제휴 프로모션으로 빠르게 멜론의 점유율을 빼앗아오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단순히 저가 공세만이 아닌 '멜론'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방향으로 서비스 개편도 진행하며 이슈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플로는 19일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1시간 단위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누적 기준 차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공신력을 높인 새로운 차트를 선보이겠다고 한 것이다. 

최근 시스템 개편을 진행한 플로와 바이브/사진=공식 홈페이지
최근 시스템 개편을 진행한 플로와 바이브/사진=공식 홈페이지

플로가 '공신력 있는 새로운 차트'를 언급한 것은 다분히 멜론의 'Top100', '지붕킥(이용자가 몰리면 실시간 그래프가 끝까지 치솟는 경우를 의미하며, 이를 통해 팬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으로 대변되는 실시간 차트를 겨냥한 것이다. 1시간 단위 실시간 차트는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이 일어나 음악팬과 대중의 관심과 동떨어진 순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장 사용자가 많은 멜론은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집중 공격을 많이 받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바이브는 최근 음원 정산 시스템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그동안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비례배분제를 채택했는데, 이 또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바이브의 한 관계자는 "개편을 예고한 정산 시스템에 대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바로 이용료가 제대로 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과거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익숙함을 이유로 한가지 서비스를 고집했다면 현재는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찾는데 적극적이다"라고 전했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의 숨은 복병 '유튜브 뮤직'


해외 음악 플랫폼 사업자들도 장기적인 위험요소다. 특히 유튜브 뮤직은 스트리밍 업계의 숨은 복병으로 꼽힌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 경우 광고없이 유튜브 동영상 시청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뮤직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하면 보유곡 수도 적고 음질도 떨어지지만, 웬만한 최신곡들은 모두 들을 수 있고 유튜브의 강력한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 시스템도 탄탄해 '라이트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유튜브 뮤직(위)과 스포티파이(아래) 로고
사진=유튜브 뮤직(위)과 스포티파이(아래) 로고

여기에 전세계 1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까지 한국 진출을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는 전세계 2억4800만명이 이용하고, 소니뮤직, 유니버셜 등 대형 레코드 레이블과 제휴하여 음원을 무료로 제공한다. 국내는 정식 서비스도 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헤비 이용자'들은 VPN 혹은 프록시 프로그램으로 우회 접속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외 경쟁자들에 맞서 카카오도 '반값 특가'와 같은 프로모션을 운영하면서 대응 중이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국내 월간이용자수(MAU)가 가장 많은 삼성뮤직을 운영하는 등 강력한 우군도 두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음원 권리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과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멜론도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 개편하며 개인화된 UI  및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멜론 DJ와 같이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좋아하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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