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보다 매출 60~70% 떨어져
빗썸은 흑자전환 성공에 위안
두나무는 해킹사고 직격탄
수수료 외 새 수익모델 확보가 관건

빗썸과 업비트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급감했다. / 사진=빗썸·업비트 로고
빗썸과 업비트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급감했다. / 사진=빗썸·업비트 로고

#거래량 휘청

#업비트는 해킹 직격탄

#어쨌든 신사업 만들어야 


지난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했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활력을 잃으면서 거래소들이 신사업으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내놔도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았다. 국내 대표 거래소로 불리는 업비트와 빗썸이 모두 전년보다 급감한 매출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2017년과 2018년은 비정상적으로 거래량이 급증한 시기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지난해 거래소들의 실적이 사실 '비정상의 정상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거래소들의 거래수수료는 0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누가 거래수수료 외에 다른 수익모델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매출 모두 급감...거래량 타격일 듯 


지난 17일 카카오가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2억원이다. 전년대비 무려 71%나 줄었다. 지난 19일 비덴트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447억원이다. 빗썸 역시 전년 대비 63%나 감소했다. 양사 매출 순위가 뒤바뀐 것도 눈에 띈다. 2018년에는 빗썸보다 두나무 매출 규모가 약 900억 가까이 앞섰는데, 지난해에는 빗썸이 두나무 매출을 앞질렀다.

양대 거래소 매출이 대폭 줄어든 배경은 역시 '거래량 감소'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주 수익은 거래 수수료로 발생한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자 수와 거래량이 줄어들면 자연히 매출도 감소한다.

특히 업비트의 경우 신규 추가 유입도 제한적이다. 업비트는 기업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는데, 기업은행은 '기존 사용자'에 한해서만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다. 신규 가입자는 실명계좌를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업비트로 바로 원화를 입금할 수 없다. 


흑자전환 성공한 빗썸, 조직효율화 노력 통했나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의미있는 변화도 보인다. 우선 빗썸은 순이익이 흑자전환됐다.  지난 2018년에는 2054억원 순손실이 났지만 지난해에는 130억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내막은 알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번 흑자 전환이 2018년 보다 가상자산 가치가 다소 상승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빗썸은 2018년 사세 확장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으로 영업비용도 많이 지출했다. 게다가 보유한 가상자산 평가분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는데, 가상자산 가치가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당기순손실이 커진 것이다.

그런데 2019년은 2018년과 비교해 가상자산 가치가 올랐다. 2018년과 지난해 비트코인 기준 가격은 약 2배 가까이 차이 난다. 2018년 말 비트코인 가격은 약 426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약 834만원이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1월 빗썸은 가상자산으로 받았던 수수료를 '원화'로 일원화했다. 이 또한 손실분을 최소화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재원 대표가 취임하면서 조직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영업비용도 상당히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빗썸이 지난해 말 국세청에 납부한 803억원 세금이 반영되지 않는다. 빗썸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과세 구제 절차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어 이연자산으로 처리, 다음 회계 기간으로 미뤄졌다.

                                                                                                              /그래픽=미디어뱀부
                                                                                                              /그래픽=미디어뱀부

적자는 면한 두나무... 해킹 직격탄맞은 듯


반면 두나무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93% 넘게 급감했다. 2018년 1375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익이 지난해에는 9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적자를 면했다는데 의미를 둬야한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주요 매출원인 업비트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해킹사건이 순이익 급감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업비트가 탈취된 분량을 자사 자산으로 충당하면서 영업외 손실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업비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업비트 이더리움 핫월렛에서 이더리움 342,000개(약 580억원)가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전송됐다”고 밝혔다. 이는 거래소가 자체 구축한 핫월렛에서 발생한 것으로, 업비트는 탈취당한 이더리움 물량을 100% 업비트 자산으로 충당 완료했다.

게다가 두나무는 지난해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다. 기술자회사 람다256, 가상자산 기반 금융서비스를 하는 자회사 'DXM'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다.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올해는 분명 달라야


빗썸과 두나무는 올해 또다른 도약을 위해 지난해 한껏 몸을 움츠렸다. 올해는 분명 달라야 한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와 일반 증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최근 누적 거래액이 80조원 가까이 나왔다. 두나무는 추가 이용자 확보를 위해 이 플랫폼을 지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투자를 대폭 확대했던 '블록체인' 관련 사업들이다. DXM이 내놓은 가상자산 보상 대차 서비스에서 아직 유의미한 거래 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두나무 자회사였던 비트베리 운영사 루트원소프트 또한 쉽고 편리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놨지만, 결국 이렇다 할 수익을 끝내 증명하지 못했다. 그나마 람다256의 루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밀크'와 같은 서비스들이 속속 베일을 벗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빗썸 또한 거래소 운영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빗썸은 지난해 글로벌 진출 방안을 모색하며 해외 파트너사들과 뭉쳐 '빗썸패밀리'를 출범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거래소 비트맥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빗썸 커스터디 사업인 '볼트러스트'를 비롯 블록체인 관련 벤처캐피털(VC)인 BTC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의 시너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제도권으로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면서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며 "특히 과세가 논의되고 시장 파이가 줄어들면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과거 증권업계가 그러했듯 수수료는 0에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른 사업 영역을 부지런히 탐색하고 차별화에 중점을 둬야 특금법 시행 이후 시장에 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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