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틱톡과 유사한 서비스 연내 출시
디지털 광고 역시 '숏폼' 대세로 자리잡아
# 유튜브의 경쟁자 틱톡
# 퀴비의 경쟁자도 틱톡
# 시조새 바인은 재출격
구글이 글로벌 '숏폼' 대전에 참전한다. 밀레니얼 다음 주자인 Z 세대를 등에 업고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틱톡(Tiktok)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광고 업계 역시 공들인 3분짜리 영상보다 15초짜리 B급 영상의 광고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하며 플랫폼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틱톡 성장세 지켜본 구글, 넌 다 계획이 있구나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틱톡과 유사한 형태의 '쇼트(Shorts)'라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 '쇼트'는 짧은 동영상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별도 앱이 아닌 유튜브 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틱톡,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 짧은 콘텐츠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럴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이에 대항할 플랫폼 개발을 부지런히 진행해왔다고 분석한다. '쇼트'가 그 결과물이다. 기존 이용자가 많은 유튜브 생태계를 활용해 초반 주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쇼트'의 경우 유튜브가 제공하는 방대한 라이선스 음원들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일반 영상들과는 다른 탭을 통해 서비스된다. 이용자를 제한하는 등의 베타 테스트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구글은 틱톡의 경쟁 서비스 인수에도 적극적인 나서고 있다. 비단 구글뿐만 아닌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은 틱톡의 부상을 매우 진지하게 성찰 중이다. Z세대의 경우 아예 TV를 외면하고 스마트폰으로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데, 틱톡이 이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적중했기 때문이다. 틱톡은 지난 7억건이상 다운로드됐다. 이는 페이스북보다 많은 숫자다. 틱톡보다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은 메신저인 왓츠앱 뿐이었다.
퀴비 "우리 경쟁자는 넷플릭스 아닌 틱톡"
이미 북미 시장은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인 숏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오는 6일 글로벌 런칭을 앞둔 퀴비(Quibi)다. 디즈니, NBC유니버설, 소니픽처스, 워너미디어, 알리바바그룹 등이 투자한 '퀴비'는 90일 무료 체험이라는 프로모션 카드를 통해 초반 세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퀴비는 론칭 직후 10분 안팎의 독점 콘텐츠 50여편을 제공하는데, 이중 절반은 매일 업데이트하는 형식의 편성 전략을 펼친다. 드림웍스 설립자 출신으로 퀴비 플랫폼 설계를 주도한 제프리 카젠버그는 자신들의 경쟁자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가 아닌 Z세대가 매일 접속하는 인스타그램, 틱톡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숏폼의 시조새격인 바인(Vine) 역시 재정비 후 최근 서비스를 개시했다. 트위터에 인수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인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2016년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최근 바이트(Byte)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 이후 재출시했다. 바이트는 철저하게 틱톡을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출시 직후 북미 소셜네트워킹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역시 Z 세대를 잡기 위한 숏폼 콘텐츠를 속속 출시 중이다. 넷플릭스는 복스(VOX) 미디어와 함께 10~20분의 짧은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를 시즌2까지 내놨다. 토종 OTT 웨이브 역시 40억원을 투입해 올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10~20분 분량 미드폼 숏폼 등이 다각도로 논의되고 있다.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2020 숏폼 콘텐츠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광고 홍보용 동영상의 73%가 2분 이하 '숏폼 동영상' 형태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광고대행사 온라인마케터는 "유튜브가 광고 플랫폼의 표준이 되면서 '5초 내 소비자 눈길을 끌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것이 업계 불문율처럼 자리잡았다. B급 감성 광고 콘텐츠가 많아진 것도 이런 흐름에 따른 것"이라면서 "숏폼 플랫폼의 경우 광고를 좀 더 자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광고로 돈을 버는 구글,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