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이 오프라인쇼핑 닦고 PG가 온라인쇼핑 키우고
#온라인쇼핑 급증으로 수혜주 등극
#낮은 PER-해외시장 확대도 주목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카드 단말기를 제공하고 온라인 가맹점에 결제 시스템 구축해주는 전자지급결제대행(Payment Gateway, PG)사가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숨겨진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그 기반을 닦아주는 PG사의 매출 성장세가 남다른 덕분이다.
이름도 어려운 PG가 도대체 뭐야? 온라인 쇼핑의 핵심 키
PG를 이해하려면 먼저 부가가치통신망(Value Added Network, VAN)사를 알아야한다. VAN사는 신용카드 회사와 오프라인 가맹점을 연결해주는 것이 주 업무다. VAN사는 카드사 대신 오프라인 가맹점을 모집하고 단말기를 제공하며, 오프라인 가맹점을 대신해서 카드전표 매입 업무를 함으로써 가맹점들이 카드사에게 카드결제대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이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면,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카드 정보가 VAN사로 전해지고, 이는 네트워크 망을 통해 다시 신용카드 회사로 전해진다. 카드회사가 결제를 승인하면 VAN사는 이를 다시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전달해 단말기에서 결제가 완료된다. 이후 신용카드 회사는 거래대금에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오프라인 가맹점에게 전달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에서 일정 부분을 VAN사에게 VAN 수수료로 제공한다. 신용카드 거래액 대비 약 0.2~0.3%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온라인 결제 시에는 이와 같은 과정에 PG사가 하나 더 붙는다. PG사는 쇼핑몰 사이트에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용카드사를 대상으로 대금청구와 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PG사는 온라인 쇼핑몰을 대신해 '대표 온라인 가맹점'으로서의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다. PG사가 없다면 온라인 쇼핑몰은 결제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하고 8개의 카드회사와 일일이 거래계약을 맺어야 한다. PG사는 이러한 서비스를 대신 해주는 대신에 거래 대금의 일정 부분을 PG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커머스 거래액 대비 0.3~0.4%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내에 VAN사는 27개, PG사는 100개다. VAN사는 8개 카드사와의 협력 아래 카드거래 승인중계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다. PG사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영세 사업자들이 많은 편이다. 대형사의 경우, 두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G'를 주목하자... 영업익 두자릿 수 성장 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되고, 소비 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쿠팡의 거래액이 전년대비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서비스 기반을 닦아주는 PG사의 경우, 당연히 수혜를 볼 수 밖에 없다.
과거 2009년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MERS)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에서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은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한 후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멕시코에서 시작한 신종플루의 경우, 지난 2009년 5월에 한국에서 최초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7월부터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돼 9월에는 1만5160명까지 빠르게 환자가 증가했다.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올 때도 2009년 초반과 유사하게 10% 초반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7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자 전자상거래 성장률이 급등해 전년대비 20% 이상의 성장률을 석달 이상 기록했다.
실제 코로나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올 2월 역시, 이커머스 성장률이 전년대비 25%로 급증하며 소비자들이 감염병을 피해 소비를 온라인으로 이전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이커머스 거래대금은 전년대비 약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PG사의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두자릿 수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사라져도 해외시장이 있다
국내 대표 PG-VAN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와 나이스정보통신, KG이니시스는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만 만족하지 않고 수년간 해외 결제 및 오프라인 결제 시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간 결제를 뜻하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는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 성장률 대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가맹점들은 국내 가맹점 대비 마진이 20~30% 높다.
지난해 8월에 애플 앱스토어가 국내 신용카드 결제 지원을 시작한데 이어, 넷플릭스와 이베이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PG사와 협업해 국내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가맹점 대비 기술 안정성, 보안, 한국 지점 및 본사와의 호환성에 대한 요구사항이 더 많은 대신 가격에 대해서는 덜 민감하다. 때문에 글로벌 대기업의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PG사는 국내 거래 대비 비교적 높은 글로벌 거래액 마진을 누릴 수 있다.
또한 한국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애플, 넷플릭스, 나이키 등 밀레니얼 및 Z세대, 이른바 'MZ'세대에게 호응이 높은 기업들이 많다. 때문에 글로벌 가맹점의 높은 요구 수준을 충족하며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PG는 높은 거래대금 증가율 및 마진이라는 두가지 열매를 모두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2년까지 한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NHN한국사이버결제와 나이스정보통신, KG이니시스는 지난 3일 기준 시가총액 가중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0.2배에 거래됐고, 이는 미국과 일본 동종업계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저평가됐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PG의 경우, 해외 결제와 최저시급 상승 및 언택트 소비 증가라는 변화 트렌드에 부합하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