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초과학과 소재 분야, ICT 분야을 비롯 총 28개 연구 과제에 388억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4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지원할 2020년 상반기 연구 과제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국내 대학 소속의 외국인 연구자 2명이 제안한 과제도 선정, 국적에 관계없이 우수한 연구진을 발굴해 지원한다.
먼저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생명과학 5건, 수리과학 4건, 물리 3건, 화학 2건 등 총 14개 과제가 선정됐다. 특히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다. 올해 기초과학 분야 연구 지원 과제 중 30%(4건)가 건강 관련 주제다.
김성연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느끼는 포만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포만감 관련 물리적 자극을 담당하는 신경 회로 관련 인자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식욕 조절을 통한 비만·당뇨 등 치료에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소재 분야에서는 차세대 광원과 배터리 소재 등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와 함께, 바이오 결합 기술 등의 연구 분야에서 총 8개 과제를 지원한다.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암호통신의 기초가 되는 광자(빛 입자)를 생성하는 광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가시광 파장의 단일 광자를 통신에서 사용 가능한 단일 광자로 변환하는 연구로, 양자암호통신 등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승수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분자인식 기반의 고효율 바이오 결합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항암제 기술에 대해 연구한다. 항체와 약물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특정 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 Drug Conjugate)를 고도로 발전시킨 기술이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기존 대비 최대 1000배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으면서도 부작용은 현격히 줄이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CT 분야에선 뇌종양 치료와 차세대 이미징, 인공지능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 분야에서 총 6개 과제가 선정됐다. 먼저 최영빈 서울대 의공학과 교수는 뇌종양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연구진은 뇌종양 치료액, 치료액을 종양에 이동시키는 전기 장치, 치료액의 속도와 양을 제어하는 딥러닝 알고리즘 등 종합적인 치료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민혁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장애물 뒤에 있는 물체를 촬영할 수 있는 비시선(Non Line Of Sight) 이미징 기술 개발에 나선다. 비시선 이미징 기술은 방출된 광원이 반사돼 돌아오는 정보를 재조합해 영상을 만드는 기술로, 차세대 이미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기술이 완성되면 재난·화재 시 인명 구조나 수술 현장에서 의료영상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 ICT)를 설립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을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며 "분야에 관계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인재를 발굴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이런 변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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