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네이버증권
사진 = 네이버증권

 

#4일만에 멈춰선 SK바이오팜 

#외인은 팔고 개인는 담고…이곳은 동학개미의 전쟁터 

#투자업계·증권가 "단기시세전망 불가능"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돈 있어도 못사는 주식'으로 불렸던 SK바이오팜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잦아들면서 이제는 '동학개미'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미 공모가의 4배를 넘어선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 외에도 부족한 물량 탓에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뒤늦게 나마 매수행렬에 동참하는 동학개미도 적지 않다. 


공모주 열풍의 주역 SK바이오팜…계속 오를까?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SK바이오팜은 전일대비 4% 오른 주당 2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에 상장된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단 6%만의 유통 주식만이 거래되며 상장 직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숨에 시가총액 17조원을 기록, 포스코와 기아차를 제치고 시총순위 17위에 올라섰다. 

특히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의 평가이익이 20억원에 달하면서 집단 퇴사 가능성도 제기됐다. 퇴사할 경우, 1년간 우리사주를 팔수 없는 보호예수를 피해 바로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SK바이오팜을 담고 있는 투자자들은 SK바이오팜의 유통 주식수가 적다는 희소성을 투자 이유로 꼽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SK바이오팜 주식 수는 총 1022만6582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7831만3250주)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공모주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 동학개미들은 주말 이후 첫 거래일에 적극적 매수에 나섰고, 여기에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내면서 거래량이 폭증한 상태다.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보여준 성공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2016년 상장된 삼성그룹의 바이오부문 개발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당일 시총이 8조원에 불과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 시총이 52조원으로 6배 이상 불어나며 코스피 '빅3'로 자리매김했다.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이 당장 북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데다, 유통을 위한 제반까지 갖춰놓은 덕에 "이제부터 돈 벌일만 남았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이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쥐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IPO 이후 SK바이오팜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SK㈜로 전체의 약 7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기관과 개인에 할당되는 공모주 지분은 약 20%, 우리사주가 약 5%로 추정된다. 그간 SK그룹이 별도의 투자유치 없이 나홀로 SK바이오팜을 키워낸 탓에 SK바이오팜 공모주 매입은 SK그룹의 미래를 산다는 의미부여가 가능해진다.

 

표 = 흥국증권
표 = 흥국증권

 


펀더멘탈 평가는 무의미…이곳은 동학개미의 전쟁터  


일각에선 SK바이오팜 열풍이 가라 앉을 경우, 상투(고점)를 잡은 개인 투자자들이 적잖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북미시장 공략이 현실화됐지만 정작 돈을 벌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주 청약만 역대 최대인 31조원이 몰리면서, 본업 자체의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는 수급요인에 의한 단기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제시한 목표주가인 10만원선을 이미 훌쩍 넘어섰고, 핵심 제품의 매출화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도한 투기수요"라며 "올해 예상되는 SK바이오팜의 영업손실 규모만 무려 2000억원에 달하고 오는 2023년에야 흑자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의 열풍을 펀더멘탈로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현재의 기업가치와 무관한 미래성장성과 투기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바이오주의 매수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만큼 단기 시세 전망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직접 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준비가 돼 있지만 영업마케팅 외에도 신약 마케팅에 반드시 필요한 의학마케팅 전문부서(MedicalAffairs) 등이 모두 자리를 잡고 매출로 반영되기 위해선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상한가가 멈추고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는데다, 외인 물량을 개인들이 모두 받아냈다는 점에서 SK바이오팜 본업 가치보다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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