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 지나면 비트코인에 봄날 올수도...
올들어 금 시세가 40% 이상 폭등한 가운데, 정작 안전자산으로 불리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시세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업계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 가상투자자본이 주요 국가 증시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코로나19+반감기에도 오르지 않는 비트코인
1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들어 줄곧 개당 1100만원선을 횡보하며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코로나19 펜데믹 선언과 지난 5월 미중 갈등 격화, 비트코인 공급량 감소를 뜻하는 반감기를 거치고도 1100만원을 유지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업계의 최대 호재로 불리는 반감기 이벤트에 매수세가 붙지 않은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자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비트코인은 블록이 21만개가 쌓일 때마다,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도록 설계됐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반감기 모두 큰폭으로 가격이 뛰었지만 지난 5월 진행된 3차 반감기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의 재확산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좀처럼 매수 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금' 이어 '테슬라'에 주도권 뺏긴 비트코인, 하반기 관전포인트는
관련업계에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증시 회복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저금리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덩달아 주요 국가 성장주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불어난 탓이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성장주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성장주의 경우, 올초 대비 40% 급등했다. 테슬라의 경우 5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지난 3월 이후,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인 국내 개인투자자들 또한 대부분 수익률이 30%에 이른다. 등락폭이 큰 가상자산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식을 사들여도 수익률이 보장되고 있는 것.
다만 일각에선 주식시장이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등락폭이 적었던 비트코인 매수로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올 2분기부터 비트코인을 다시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공시 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정보 포털 쟁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비트코인 신규지갑 수와 활성지갑 수는 전분기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업체인 업비트가 신규 입금계좌를 열었고,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수요가 가상자산으로 다시 회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카카오의 블록체인 서비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