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가 탄력받자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도 확 늘었다. 특히 주요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미결제약정 규모가 대폭 늘어났는데, 이는 시장 자금유입과 더불어 단기적 변동성을 시사할 수 있어 투자자 주의도 요구된다.
전날 1300만원 선까지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29일 현재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9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127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 비트코인 가격 또한 1만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현재시각에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85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국내외 가상자산 제도화 이슈를 꼽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통화감독청이 은행에 가상자산 수탁서비스를 허용한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달러가치 하락 우려에 금에 이어 은, 엔화 등에 자금이 몰리고 '비트코인'도 안전자산으로서 가치를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돈을 풀면서 전세계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 금 시장을 거치며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비트코인까지 자금흐름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 금값은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이 전날대비 0.7% 올라 194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 또한 재경신했다. 장중 온스당 1974.70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날 작성된 신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화폐가치 하락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하며 경쟁우위가 있는 우량한 주식, 금과 은 같은 전통적인 화폐가치 하락의 헤지수단,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화폐가 부각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했던 비트코인 선물 시장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스큐(Skew)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의 일일 거래량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86%나 크게 늘었다. 하루 거래량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3월13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과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대폭 늘어났다.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CME 일일 거래량이 570%나 늘어 13억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미결제약정은 7억24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미결제약정은 선물 시장에 참가하는 투자자가 선물 계약을 사거나 판 뒤, 이를 반대매매(전매, 환매)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계약을 의미한다. 즉, 결제되지 않고 남아있는 선물 계약 규모인 것이다. 시장은 이 수치를 보고 자금의 유입과 유출을 파악하고 현재 가격을 시장에서 지속할 수 있는 지 참고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결제약정 증가는 현재 시장 방향에 선물투자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는 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더블록은 시장에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선물 참여) 트레이더들이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변동성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