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플랫폼서 지역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당근마켓

최근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글을 올리기 위해 공식계정을 만든 정원오 성동구청장. /사진=트위터 캡처
최근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글을 올리기 위해 공식계정을 만든 정원오 성동구청장. /사진=트위터 캡처

# 성동구청장이 당근마켓에 나타났다?

# 중고거래에서 지역 기반 커뮤니티로

# 우리 동네 궁금증 당근마켓에서 풀자


"안녕하십니까 성동구청장입니다. 구민 여러분께 송구한 부탁의 말씀을 긴급히 드립니다."

최근 당근마켓 '동네 생활' 코너에 '별빛하늘' 닉네임으로 게시물이 하나 올라왔다. 성동구민 중 지난 8월15일 집회 참석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당근마켓 뿐만 아니라 맘카페 등 외부 커뮤니티에도 이 글이 빠르게 퍼지면서, 작성자가 '진짜 성동구청장이 아니냐' 등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당근마켓에 등장한 성동구청장, 코로나19 소식 전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글은 성동구청장이 직접 올린 글이 아니다. 당근마켓 이용자가 문자로 받은 성동구청장 코로나19 관련 글을 당근마켓 '동네 생활' 코너에 업로드 한 것이다. '동네 생활'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끼리 동네의 유용한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다.

동네생활에 올라온 당근마켓 글을 한 트위터 이용자가 공유했고, 이 글이 화제가 됐다는 소식을 접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당근마켓에 올라온 글이 자신이 아니라고 밝힌 것.

다소 복잡한(?) 헤프닝을 거쳤지만, 정 성동구청장은 당근마켓에 실제로 본인의 공식계정을 만들었다. 직접 당근마켓 계정을 운영하면서 '동네 생활'을 이용해 성동구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생활밀착형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이에 당근마켓도 빠르게 화답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라는 이름으로 인증받은 유저 배지도 임시로 부여했다. 당근마켓은 "성동구청장 계정에 사칭 등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인 가구 사업이나 태풍 등 생활 밀착형 정보로 일주일에 2-3개 정도로 성동구 관련 소식을 '동네 생활'에 작성할 예정이다. 동네 주민에게 유용한 정보 전달 측면에서 임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는 정치적 내용이나 선거 기간에는 게시물을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동네 주민들과 조금 더 재미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자 협력하게 됐다"며 "제안에 응해주신 당근마켓과 아이디어를 주신 트위터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당근마켓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당근마켓은 "이번 사례는 임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아직은 추가로 다른 인증 마크를 부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당근마켓 커뮤니티 이용자 '쑥'


당근마켓 1~7월 월간이용자 추이/사진=모바일인덱스 캡쳐
당근마켓 1~7월 월간이용자 추이/사진=모바일인덱스 캡쳐

당근마켓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로 동네 인증을 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또 신뢰성 있는 거래를 위한 '매너 온도' 기능도 있다. 36.5도부터 99도까지 온도가 높을수록 높은 신뢰를 받는 이용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당근마켓은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지역 커뮤니티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빅데이터 통계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지난 7월 기준 약 700만명이다. 이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지난 1월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  한달 간 당근마켓 중고거래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수는 400만건이다. 지난 7월 한달 간은 990만건으로 급증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당근마켓은 거래를 하고 나면 거래 후기를 '최고','좋아요', '별로에요' 중 하나를 선택해 남길 수 있는데 별로에요 비율이 0.6~0.7% 정도"라며 "거래 만족 비율이 높고 사기 비율이 적은데다,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만남, 커뮤니티의 가치는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기에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지역기반 커뮤니티'로 변신 중


당근마켓 동네생활 /사진=당근마켓
당근마켓 동네생활 /사진=당근마켓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변신'이 시작됐다. 지역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시작한 플랫폼이지만, 이제 '지역 기반 생활 커뮤니티'로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

실제로 당근마켓에서는 중고 거래 뿐만 아니라 동네 생활 속 꿀팁 등도 이용자끼리 공유한다. "우리 동네 주변에 짜장면 맛있는 곳 아시나요?", "주말에 한강에서 같이 자전거 타실 분 구해요" 등 동네 이웃들과 소통하는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또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거나 동네 숨은 맛집, 진료를 잘하는 병원 등을 검색하는 사용자도 부쩍 늘고 있다. 동네와 관련된 질문을 자유롭게 이웃끼리 주고받고,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도 나누는 것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동네 생활'에 주목한 것도 이같은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동네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소식을 전하기에 당근마켓의 '동네 생활'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서비스를 넘어 지역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동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가입하고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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