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IT 투자가 위축되며 상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이 하반기들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IT 서비스 업체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수요 확대에 발맞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클라우드 강세


17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선두 삼성SDS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9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이는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삼성SDS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고객사의 IT투자가 지연되고 신규 프로젝트 발굴이 차질을 겪으며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금융 클라우드 시장 확대와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대외사업 확장, '언택트'(비대면) 솔루션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차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S 잠실캠퍼스 / 사진 = 삼성SDS
삼성SDS 잠실캠퍼스 / 사진 = 삼성SDS

3분기 실적 성장은 전체적으로 연말을 대비한 물동량 증가에 수혜를 본 물류 부문이 이끌었지만, IT서비스 부문도 3분기가 업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1.1%의 매출 성장을 거두며 선방했다.

삼성SDS는 향후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디지털 전환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리얼 2020' 행사를 통해 자체 개발한 디지털 전환 방법론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보안(Security) 등 이른바 'ABCDS' 분야의 핵심기술이 집약된 클라우드 기반 'DT엔진'과 솔루션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도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연간 매출도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지털 금융'을 1순위로 꼽고 있는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전환과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실적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LG CNS 신기술이 매출 성장 견인


LG CNS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988억원, 영업이익 5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해 답보했지만, 영업이익은 27.2%가 늘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로 인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가 늘었다.

LG CNS 마곡 사옥 / 사진 = LG CNS
LG CNS 마곡 사옥 / 사진 = LG CNS

LG CNS 관계자는 "전년 대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IT 신기술 매출이 증가했다"며 "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최근 기업들이 원하는 AI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AI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신기술 플랫폼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달 LG그룹 계열사와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2조5000억원 규모의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SK㈜ C&C 디지털 사업 확장으로 실적 회복 박차


SK㈜ C&C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4496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2.7% 각각 증가했다.

SK㈜ C&C는 3분기 제조, 금융, 통신, 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고객들의 클라우드 전환을 비롯해 비대면 디지털 업무 환경 구현 등을 수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다만 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올 하반기 적극적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 C&C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 사진 = SK㈜ C&C 제공
SK㈜ C&C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 사진 = SK㈜ C&C 제공

SK㈜ C&C는 지난 9월에는 약 2000억 규모의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금융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 SK E&S와 함께 개발한 '에이든(AIDEN) 드론 기반 순회 점검 서비스'를 청주 지역에 이어 구미, 포항, 춘천까지 확대 적용했고, FSK L&S의 글로벌 융합 물류 시스템인 '케롤(KEROL)'을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로 구축 전환하는 등 디지털 전환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실사례를 즉시 활용 가능한 알고리즘을 모은 '아큐애셋'을 오픈해 고객의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 사업 수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언택트 환경에서 고객의 디지털 전환 니즈에 맞춰 ▲멀티 클라우드 매니먼트 플랫폼(MCMP)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 VDI 구축 서비스 '클라우드 제트 엣지' ▲클라우드 제트 컨테이너 서비스 ▲클라우드 재해복구(DR)서비스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 맞춤형 디지털 혁신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제조, 통신, 유통, 서비스, 금융, 의료 등 산업별 대형 디지털 IT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4분기도 만만치 않은 시장 상황…디지털 전환에 승부 건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실적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회복세에 돌입해 연평균 5%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면서 AI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클라우드, 모빌리티,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가시적인 계획이 나오진 않았으나,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이 본격화되면 공공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디지털 전환 시장을 두고 인터넷 기업과 통신사 등도 일제히 기업간거래(B2B)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시장 경쟁 상황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