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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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은 카메라로 유명한 일본의 광학기기 전문기업입니다. 라이벌 기업으로 유명한 캐논이 카메라 뿐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나 복사기, 프린터 같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는 달리 니콘은 카메라, 현미경, 안경 렌즈, 반도체 노광장치 등 광학과 관련된 부분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니콘은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에서더 1990년대까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네덜란드 ASML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노광 장비 기술력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노광은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사진을 찍듯 빛을 쏴 원하는 모양의 회로를 그리는 공정을 말합니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만드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최근 회로 폭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그리는 극자외선(EUV) 장비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기술이 되었습니다. 니콘은 과거 경제성을 이유로 EUV장비 개발을 포기했고, ASML이 현재 EUV장비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카메라와 같은 광학 기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니콘은 기업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일본 신문들은 "니콘이 그룹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2000명의 인원 삭감에 나선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메라 사업 부진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들어 사실상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 제조 장비 사업 침체로 인한 실적악화가 큰 원인이라고 분석됩니다.

니콘은 지난 2, 3분기 반도체 장비 판매가 총 9대로 지난해 동기간 절반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적 악화의 결정적인 이유는 인텔의 부진 때문입니다. 인텔의 올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28%나 급락했습니다. 게다가 인텔은 지난 7월 외부 업체를 통해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줄이면 니콘의 반도체 장비 매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니콘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에 저가로 반도체 장비를 팔려는 시도를 했지만,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이마저도 막히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위기에 빠진 니콘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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